[8.15 이산가족 상봉] 北 아버지 류렬씨..南 딸 류인자씨

"어디보자,내 딸 인자야"

"예,아버지.저예요.얼마나 보고 싶었다구요"15일 오후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50년만에 상봉한 북한 국어학자 류렬(82)씨와 딸 인자(59·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씨는 반세기 헤어짐의 날들에 대한 원망을 씻어내리기라도 하듯 서로 부둥켜 안고 목놓아 눈물을 흘렸다.

류씨는 이젠 초로의 모습이 된 딸을 보고 믿어지지 않았다.

그는 딸의 얼굴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한 채 "네가 이렇게 훌륭하게 자랐구나,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른다"며 울먹였다.인자씨도 탁자위에 놓인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아버지 얼굴을 잊지않으려고 (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면 한 장밖에 남지 않은 사진을 보고 또 봤어요"라며 반백년동안 불러보지 못한 ''아버지''를 연신 불렀다.

6·25때 홍익대 교수로 재직했던 류씨가 딸과 헤어지게 된 것은 1·4후퇴때 인자씨를 외삼촌을 따라 피난시킨 후 인민군에 입대하여 월북했기 때문이다.당시 서울 돈암동에 살고있던 인자씨를 할아버지와 고모 경자(80)씨,문자(76)씨와 함께 외가가 있는 경남 진주로 먼저 내려보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여동생 두자(당시 7세)와 남동생 2명 등 5명과 함께 뒤따라 오기로 약속하고는 그만 생이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