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국어학자 김수경 박사 지난해 별세

20세기 남북한을 통틀어 최고의 국어학자 중 한명인 월북 김수경 박사가 작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국어학계에 정통한 한 당국자는 강원도 출신인 김 박사가 지난해 81세를 일기로 별세했음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고 18일 말했다.이와 관련,북한의 언어학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 정리하는데 주력하는 국어학자 고려대 김민수 명예교수는 "김 박사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북한을 다녀온 인사들로부터 들은 바 있다"고 밝혔다.

고 김수경 박사는 경성제국대 철학과 출신으로 서울대 등에서 언어학,특히 국어학을 강의했다.

월북 직전까지 진단학회에서 활동하며 이 학회 기관지인 ''진단학회''에 ''용비어천가 삽요음 연구''라는 불후의 논문을 발표했다.이른바 사이 시옷이니 하는 명사와 명사를 이어줄 때 들어가는 사잇소리를 연구한 ''용비어천가 삽요음 연구''는 이 분야에서 아직까지 이 논문을 능가하는 글이 없을 만큼 훌륭한 연구로 평가되고 있다고 김 명예교수는 말했다.

월북 이후 김 박사는 김일성대 조선어학 강좌장으로 있으면서 지난 1992년 사망한 홍기문씨 및 이산가족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찾았던 류렬(82)씨와 함께 북한 국어학 연구의 초석을 닦은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