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용틀임' 25시] (17) '상하이 (주)대우 박근태 이사'

"10년전에 상하이 도심에서 보산(보산철강이 있는)까지 가는데 2시간이 걸렸습니다. 당시 허허벌판에 고속도로를 깔기 시작했을 때 무모하다 싶었지만 지금은 덕분에 30분이면 갑니다"

상하이 (주)대우 박근태 이사는 상하이시의 경쟁력을 10년 앞을 내다본 도시계획, 또 그것을 가능케 한 시정부 관리들의 유연한 사고라고 지적한다.지난해 푸둥(浦東)에서 포천포럼이 열렸을때 그는 시정부 관리들의 태도를 보고 크게 놀랐다고 한다.

"시정부 관리들은 기업을 돕는데 물불 안가립니다. 투자유치를 위해 엄청난 양의 자료를 빈틈없이, 그리고 투자자의 구미에 맞게 마련해 놓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마치 자기 사업인 양 투자자들을 설득했지요"

거의 모든 주말에도 일하는 관리들의 근면성, 그리고 열린 비즈니스마인드가 상하이를 국제화에 일찍 눈뜨게 하는데 기여했다는 설명이다."한국관리들은 상하이시 정책과 시정부 관리들의 기업친화적인 마인드를 본받아야 합니다"

시정부의 유연한 행정은 발빠른 세대교체를 통해 가능했다.

현재 상하이 시정부 실무책임자와 주요 국영및 사영기업의 간부는 78학번들이다.중국에 개혁 개방의 미풍이 불기 시작했을때 대학에 첫발을 디딘 사람들이다.

사회주의 체제적 특성에서 비롯되는 계획경제의 장점과 시장경제의 경쟁력을 적절히 융합시킬 수 있었던 것도 젊은 세대들이 상하이 관계(官界)와 재계(財界) 곳곳에서 핵심포스트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상하이처럼 관료중심의 사회에서는 무엇보다 탄탄한 인맥을 구축하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믿을만한 파트너라는 것을 먼저 인식시켜야 합니다. 참을성을 가지고 규모가 큰 비즈니스를 단숨에 성사시키려 하기보다는 자잘한 비즈니스로 꾸준히 접촉하는 자세가 중요하죠"

박 이사는 합리적이고 성실하다는 인상을 주면서 사업수완을 발휘하는게 상하이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