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파이어스톤의 교훈

불량 타이어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Bridgestone/Firestone)은 요즈음 이름 그대로 불덩어리다.

2주전 6백50만개의 타이어를 리콜했지만 소비자는 물론,감독관청과 의회까지 문제를 삼고있다.

업친데 덥친 격으로 근로자들과의 협상에 실패,파업을 겪어야 할지 모른다.

파이어스톤타이어의 결함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항의 7백50건중 1백건 이상은 중상으로 이어졌고 최소 62건은 사망을 유발했다.

문제의 타이어를 부착한 지프형자동차(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무게중심이 높아 과속중 타이어가 펑크날 경우 전복될 위험이 크다.

리콜보다 더 큰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지난 2주동안 창고에 쌓여있던 재고를 모두 동원하고 모든 공장을 풀가동해 결함타이어를 바꿔주고 있지만 이제까지 교체한 것은 고작해야 20만개에 불과하다.

6백50만개를 모두 교체하려면 내년봄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런 사정으로 제때에 못바꾼 플로리다주의 한 의사가 리콜이후에도 사고를 당하는 등 소비자들의 아우성이 수그러들지 않자 브리지스톤은 유니로열,굿리치등 다른 회사제품으로 갈아 끼우더라도 개당 최고 1백달러씩현금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최대 자동차보험사인 스테이트팜(State Farm)은 타이어 관련 보험청구가 급격히 증가한 점을 들어 이미 98년에 감독관청에 e메일과 구두로 여러차례 보고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때 "한 바늘만 꿰매었어도 문제는 커지지 않았을 것"(A stitch saves nine)이다.

하지만 브리지스톤은 물론 감독관청도 이 보고를 소홀히 넘겨버렸다.

결국 브리스톤의 주가는 폭락으로 이어졌다.

최고 306달러까지 올라갔던 주가는 지난 15일 109달러로 폭락한 이후 지난주말 현재 153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반동강이가 난 것이다.

회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졌고 이로인해 회사의 먼 장래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호미로 막을수 있었던 일을 가래로도 못막게 된 것이다.

이번 파이어스톤타이어의 소동을 통해 한국기업이 얻어야 할 교훈은 한 두 가지가 아닌 것같다.

워싱턴특파원 양봉진 www.bjGlob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