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큰場...'꿈'이 영근다 .. 증시 '4대변수'로 본 투자전략

시세를 내는 종목이 드물어 주식투자자들은 죽을 맛이지만 증권가 일부에선 가을 "큰 장"에 꿈이 솔솔 피어 오른다.

지난 1년간의 조정장세를 훌훌 털어버리고 주가가 또 다시 1,000포인트 고지를 향해 뜀박질 할 것(강인호 글로벌에셋자산운용 상무)이란 기대감이다.구체적인 시기도 거론되고 있다.

추석 연휴와 주가지수 선물 만기일인 내달 14일을 전후해 주식시장이 본격 상승세로 반전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물론 신중론을 펴는 사람도 적지 않다.국내 경기정점 논란, 금융불안 재현가능성,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수급악화 등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주식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신중론자 가운데서도 추가적인 급락보다는 박스권 등락을 거친뒤 겨울이 오는 문턱쯤에선 상승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지금이야말로 저평가된 주식을 사 모을 때인가. 큰장 기대감의 배경 =자금경색 해소기미, 최악을 넘긴 수급구조,풍부한 시중부동자금, 우호적인 해외여건 등이 주된 근거다.

그러나 강세장을 예상하는 이들은 한가지 가정을 깔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경기정점 논란이다.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상무는 "경기정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진다면 큰 장이 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경기가 주춤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추세자체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사장)는 의견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낙관론자들은 현대사태 타결이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던 자금경색및 금융불안이 점차 누그러지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채권형펀드를 추가조성하는 것은 자금경색을 풀기 위한 강력한 의지표명이며 나아가 정부가 주가부양에 일조하겠다는 의사로 평가한다.

수급구조가 "최악의 국면"을 넘겼다는 점도 지켜볼 대목이다.

지난해 8월까지 급격히 유입됐던 주식형.뮤추얼펀드의 환매가 8월말을 고비로 일단락되고 있다.

투신의 매물부담이 현저히 둔화될 것이란 얘기다.

게다가 단기 부담으로 작용한 프로그램매수 잔고도 내달 14일 선물만기일을 기해 해소된다.

수급상 더 나빠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해외여건도 우호적이다.

특히 국내경기 정점 논란을 가속화시켰던 반도체가격과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업황호조 지속" "반도체 주식 매수"쪽으로 정리되고 있다.

반도체 관련주가 거래소 시가총액의 3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경기정점 논란은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다.

2백조원에 달하는 시중의 단기부동자금은 증시에 불이 붙으면 기름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사장은 "아직 증시주변에서 맴돌고 있지만 상승에 대한 공감대만 형성되면 한꺼번에 시중자금이 고수익을 쫓아 증시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했다.

확신은 이르다 =김기환 삼성투신운용 상무는 "기업수익성이 상반기에 피크를 친뒤 앞으로 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상승모멘텀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섣부른 낙관론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사태의 타결로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여전히 임시방편적인 성격이 강하고 마비상태인 회사채시장을 감안하면 금융시장의 불안이 언제든지 재현될 수도 있다.

주식수요를 부추길 정도로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좀더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당분간 이어지리란 지적이다.

김기환 상무는 "12월께에 상승장을 한번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전략 =가을 큰 장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단타매매는 일단 접어두는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지금은 서너달 앞을 내다보고 시세를 낼 만한 종목을 골라야 할 때라는 설명이다.

최영권 동양투신운용 수석펀드매니저는 "금융불안 수급악화 등의 여파로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시기가 다가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각 기업의 상반기 실적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투신증권은 상반기 실적(금융업 제외)을 토대로 투자유망 종목으로 선정했다.

거래소에선 경동가스 대한해운 풍산 삼화콘덴서 전기초자 LG전자 제일모직 삼영전자 등이며 코스닥에서 웅진코웨이 케이디씨 휴맥스 아토 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바닥에서 매수하는 것보다 상승추세 전환을 확인한뒤에 매수에 가담하는 전략이 현명할 수도 있다.무리한 베팅보다는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파는" 전략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면 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