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마당] 에이케드, 핵심SW 국산화..반도체 설계검증 빠르게

한 벤처기업이 반도체설계 과정에 쓰이는 핵심 소프트웨어를 국산화했다.

에이케드(공동대표 앤디황.김삼모)는 반도체설계용 전자 디자인 자동화 검증(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97년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설립된 "에이케드US"를 근간으로 지난 6월말에 창업됐다.

한국의 에이케드가 본사가 되고 에이케드US는 현지 법인으로 자리바꿈했다.

중국계 미국인 앤디황(39)은 노스이스턴대 컴퓨터공학 석사 및 하버드대 MBA다.김삼모(35) 부사장은 아주대 전자공학과를 나왔다.

두 경영자 모두 세계적인 EDA생산업체 케이던스(Cadence)와 시놉시스(Synopsys)에서 아시아 지역 부사장과 매니저 등으로 경력을 쌓았다.

에이케드가 선보인 제품은 복잡한 회로도를 가진 반도체를 실제와 똑같은 온도 공정조건 등의 환경에서 만들어볼 수 있게 해주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또 반도체 크기를 필요한 만큼 조절할 수 있도록 기존 회로도를 자동으로 바꿔주는 레이아웃 마이그레이션(Layout Migration)소프트웨어도 같이 내놨다.

김 부사장은 "이들 제품은 수입품에 비해 검증속도가 5∼10배 빠르고 정확성도 높아 오차가 3% 내외"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경쟁사보다 새로운 반도체 제품을 한발 앞서 개발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아울러 "앞으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문제가 있는 공정의 회로도 배치를 즉시 고칠 수 있도록 두 제품을 연동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에이케드는 이미 해외 유수의 반도체 제조업체를 고객으로 확보,설립 1개여월만에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얼마전엔 산은캐피탈과 산업은행으로부터 26억2천5백만원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 데도 성공했다.

김 부사장은 "그동안 한국은 전체 반도체 제조공정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높은 부가가치를 가진 설계분야 기반이 무척 취약했다"며 "자체 개발해 고유 브랜드로 판매되는 에이케드 제품이 이제 수입품과 당당히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02)563-8556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