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젊은이들도 실용주의자..高大 이우태연구위원 '북한소설' 분석

북한 신세대 젊은이들 사이에도 실용적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적 성향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이우태 연구위원은 23일 ''남북한 평화이행체제 형성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북한소설 속에 묘사된 북한 신세대들의 가치관을 분석,이같이 주장했다.

북한의 신세대는 이제 막 사회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20대로 ''혁명 4세대''나 ''새 세대''로 불린다.

이 위원은 "''봄은 아직 멀리에 (신용선)''라는 작품에서는 고급관료가 되기 위해 결혼을 약속했던 노동자 처녀를 버리고 권세가에 장가를 가는 주인공이 등장한다"며 "배우자의 경제력과 가문 등 현실 조건에 비중을 두는 결혼관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작품 ''강변의 버드나무(손관영)''에서는 북한의 신세대가 선망하는 직업으로 정규 대학과정을 마쳐야 하는 의사,과학자,기사,연구사,교수 등을 꼽았다고 밝혔다.

농촌을 기피하고 도시를 동경해 이농과 함께 도시정착을 꾀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단편소설 ''삶의 자격(윤경천)''은 "집단주의적 가치의 실현보다는 높은 사회적 위치를 차지해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발판을 마련할 때 성공과 만족을 느끼게 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같은 양상은 집단주의적 가치가 지배하고 있는 북한에서도 이제는 충성을 강조하는 슬로건과 사상교양이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경제적 실용주의와 물질주의,배금주의에 기초한 개인주의가 확산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이 위원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로 남북간 평화이행체제는 72년 7·4남북공동성명 때의 ''배태기''와 91년 남북기본합의서의 때의 ''발전기''를 거쳐 이제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 소설에서 나타난 신세대의 의식은 통일 한반도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남북한 청소년들간에 공통적인 심리적 가치관이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평화이행체제 형성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