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인 '學脈 네트워크' 열풍 .. 대학동문회결성 비즈니스 상부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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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도 역시 믿을건 동문(?)"
벤처기업들 사이에 동문회 결성이 활발하다.출신대학을 중심으로 벤처기업인들이 끈끈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비즈니스에서 도움을 주고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기존의 통념을 깨야 할 벤처기업인마저 학연으로 인맥을 형성하는건 구태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벤처기업들의 대학 동문회 결성은 여러 형태의 네트워크중 하나이며 산.학 협력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긍정론도 만만찮다. 벤처 동문회 어디가 모이나 =벤처기업 동문회가 활발한 곳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등이다.
KAIST 출신의 경우 주니어 벤처기업인들을 주축으로 "테카"라는 동문클럽이 있다.
지난해 결성된 이 클럽의 회원은 1백50여명.베베타운의 박신영 사장, 세이큐피드의 형용준 사장, 하빈의 서윤득 사장 등이 자주 나온다.
회장은 권재륜 한국M&A 사장이 맡고 있다.
이들은 최근 서울 강남의 맨플러스(Man+)라는 카페를 인수해 매주 수요일 밤 정기미팅을 갖고 있기도 하다.연세대 출신 IT 벤처기업인들은 "연빛회"라는 동문회를 운영한다.
지난 97년부터 모인 연빛회는 현재 회원이 70여명이다.
신동주 한아시스템 사장이 회장을 맡고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 이상성 파이언소프트 사장, 서지연 버추얼텍 사장 등이 멤버다.
이들은 지난 5월 모교에서 "연세벤처포럼"이란 행사를 열기도 했다.
고려대 출신 벤처기업인들도 지난 6월 "KU벤처클럽"이란 이름으로 뭉쳤다.
박기석 시공테크 사장이 회장을 맡은 이 동문회엔 공병호 인티즌 사장, 이종석 디지텔 사장, 이행우 벤트리 사장 등 2백여명의 벤처기업인이 참가한다.
지난 4월 창립총회를 가진 한양대 벤처동문회에는 신민구 한별텔레콤 사장을 비롯 김흥준 나모인터랙티브 사장, 이강민 배틀탑 사장 등 약 1백여명의 벤처기업인이 소속돼 있다.
한양벤처동문회는 한양대 일대를 제2의 테헤란밸리로 만든다는 원대한 계획을 추진중이다.
서울대의 경우 벤처동문회는 아직 결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총동창회 차원에서 벤처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손경식 제일제당 회장,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등 서울대 출신 기업인들은 지난 5월 SA엔젤스클럽을 만들어 서울대 동문 벤처기업이나 예비 창업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서강대 인하대 숭실대 등 출신 벤처기업인들도 크고 작은 모임을 만들어 동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왜 동문회인가 =벤처기업들이 대학 동문을 중심으로 뭉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네트워크와 공동 비즈니스가 불가피한 벤처기업으로선 가장 쉽게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인맥이기 때문.
"벤처기업이 공동 비즈니스를 하려면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신뢰관계를 가장 수월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관계가 바로 동문이다. 벤처 동문회 형성은 자연스런 비즈니스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권재륜 한국M&A 사장)
실제로 이같은 동문회를 통해 벤처간 공동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경우는 흔하다.
이상성 파이언소프트 사장은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과 머니OK라는 금융포털 사이트를 만들고 버추얼텍(대표 서지연)의 인트라넷 솔루션으로 ASP 사업을 벌이기로 한 것 등은 모두 연빛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벤처기업들이 가장 쉽게 믿고 기댈 곳은 동문이란 얘기다.
게다가 대학들도 성공한 벤처기업으로부터 지원을 기대하며 벤처동문회 결성을 부추기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정적 시각도 있어 =벤처 동문회에 대해선 파벌을 조장하는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소위 명문대 출신들끼리 모여 비즈니스도 배타적으로 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이 그룹에끼지 못하는 벤처기업의 경우 소외감과 피해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게 문제다.
또 창의력과 도전정신이 충만해야 할 벤처기업들이 학연으로 얽히는건 오히려 벤처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견해도 있다.
최근 벤처리더스클럽 회장직을 사임한 정문술 미래산업 사장은 "벤처기업이 학연 지연으로 뭉치면 안된다. 이는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벤처 동문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 벤처기업 사장은 "동문이란 관계보다 더 중요한건 비즈니스의 실익"이라며 "동문회는 그걸 실현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므로 너무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차병석.길덕 기자 chabs@hankyung.com
벤처기업들 사이에 동문회 결성이 활발하다.출신대학을 중심으로 벤처기업인들이 끈끈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비즈니스에서 도움을 주고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기존의 통념을 깨야 할 벤처기업인마저 학연으로 인맥을 형성하는건 구태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벤처기업들의 대학 동문회 결성은 여러 형태의 네트워크중 하나이며 산.학 협력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긍정론도 만만찮다. 벤처 동문회 어디가 모이나 =벤처기업 동문회가 활발한 곳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등이다.
KAIST 출신의 경우 주니어 벤처기업인들을 주축으로 "테카"라는 동문클럽이 있다.
지난해 결성된 이 클럽의 회원은 1백50여명.베베타운의 박신영 사장, 세이큐피드의 형용준 사장, 하빈의 서윤득 사장 등이 자주 나온다.
회장은 권재륜 한국M&A 사장이 맡고 있다.
이들은 최근 서울 강남의 맨플러스(Man+)라는 카페를 인수해 매주 수요일 밤 정기미팅을 갖고 있기도 하다.연세대 출신 IT 벤처기업인들은 "연빛회"라는 동문회를 운영한다.
지난 97년부터 모인 연빛회는 현재 회원이 70여명이다.
신동주 한아시스템 사장이 회장을 맡고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 이상성 파이언소프트 사장, 서지연 버추얼텍 사장 등이 멤버다.
이들은 지난 5월 모교에서 "연세벤처포럼"이란 행사를 열기도 했다.
고려대 출신 벤처기업인들도 지난 6월 "KU벤처클럽"이란 이름으로 뭉쳤다.
박기석 시공테크 사장이 회장을 맡은 이 동문회엔 공병호 인티즌 사장, 이종석 디지텔 사장, 이행우 벤트리 사장 등 2백여명의 벤처기업인이 참가한다.
지난 4월 창립총회를 가진 한양대 벤처동문회에는 신민구 한별텔레콤 사장을 비롯 김흥준 나모인터랙티브 사장, 이강민 배틀탑 사장 등 약 1백여명의 벤처기업인이 소속돼 있다.
한양벤처동문회는 한양대 일대를 제2의 테헤란밸리로 만든다는 원대한 계획을 추진중이다.
서울대의 경우 벤처동문회는 아직 결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총동창회 차원에서 벤처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손경식 제일제당 회장,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등 서울대 출신 기업인들은 지난 5월 SA엔젤스클럽을 만들어 서울대 동문 벤처기업이나 예비 창업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서강대 인하대 숭실대 등 출신 벤처기업인들도 크고 작은 모임을 만들어 동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왜 동문회인가 =벤처기업들이 대학 동문을 중심으로 뭉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네트워크와 공동 비즈니스가 불가피한 벤처기업으로선 가장 쉽게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인맥이기 때문.
"벤처기업이 공동 비즈니스를 하려면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신뢰관계를 가장 수월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관계가 바로 동문이다. 벤처 동문회 형성은 자연스런 비즈니스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권재륜 한국M&A 사장)
실제로 이같은 동문회를 통해 벤처간 공동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경우는 흔하다.
이상성 파이언소프트 사장은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과 머니OK라는 금융포털 사이트를 만들고 버추얼텍(대표 서지연)의 인트라넷 솔루션으로 ASP 사업을 벌이기로 한 것 등은 모두 연빛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벤처기업들이 가장 쉽게 믿고 기댈 곳은 동문이란 얘기다.
게다가 대학들도 성공한 벤처기업으로부터 지원을 기대하며 벤처동문회 결성을 부추기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정적 시각도 있어 =벤처 동문회에 대해선 파벌을 조장하는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소위 명문대 출신들끼리 모여 비즈니스도 배타적으로 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이 그룹에끼지 못하는 벤처기업의 경우 소외감과 피해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게 문제다.
또 창의력과 도전정신이 충만해야 할 벤처기업들이 학연으로 얽히는건 오히려 벤처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견해도 있다.
최근 벤처리더스클럽 회장직을 사임한 정문술 미래산업 사장은 "벤처기업이 학연 지연으로 뭉치면 안된다. 이는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벤처 동문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 벤처기업 사장은 "동문이란 관계보다 더 중요한건 비즈니스의 실익"이라며 "동문회는 그걸 실현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므로 너무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차병석.길덕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