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의혹만 키운 '새만금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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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 도로 가져가세요!" "물먹이는데도 분수가 있지…"
평소 조용하던 총리실 기자실에 고성이 난무했다.총리실 산하 수질개선기획단 직원이 들고온 새만금간척사업관련 보도자료가 화근이었다.
문제의 보도자료에는 민·관 공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한줄도 들어있지 않았다.
대신 "관계부처의 검토과정을 거쳐 조속히 정부대책을 확정키로 했다"는 들으나마나한 얘기뿐이었다.사정이 이러한데도 민·관 공동조사단의 비공식 조사결과는 계속 언론에 보도됐다.
지난 몇주동안 이처럼 출처도 불분명한 조사내용들이 여기저기서 수시로 새어나왔다.
이에 아랑곳없이 수질개선기획단은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조사보고서를 공개할 수 없다"며 눈가리고 아웅식의 발뺌만 일삼아오고 있다.총리실은 지난해 5월 환경대 교수 등 민간전문가 21명과 관계부처 담당국장 9명으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을 발족했다.
새만금호가 ''제2의 시화호''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을 ''중립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공동조사단 활동 종료 두달이 지나도록 정부는 새만금간척사업 계속추진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다."정책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뇔 뿐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공동조사단 무용론(無用論)''을 제기하며 책임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이러다 보니 "조사단장이 총리실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 "정부가 간척사업을 계속 진행시키기 위해 조사결과를 왜곡하려는것 아니냐"는 등 갖은 억측이 나돌고 있다.
환경단체는 연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부는 꿍꿍이속을 밝히라"고 장외 폭로전을 서슴지 않는다.
세간의 의혹이 이처럼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데도 정부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백보 양보해도 "무책임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과정''이 투명해야 정부정책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새만금간척사업처럼 수조원의 국민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투명하지 못한 관료들 때문에 정책 신뢰만 잃어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김병일 정치부 기자 kbi@hankyung.com
평소 조용하던 총리실 기자실에 고성이 난무했다.총리실 산하 수질개선기획단 직원이 들고온 새만금간척사업관련 보도자료가 화근이었다.
문제의 보도자료에는 민·관 공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한줄도 들어있지 않았다.
대신 "관계부처의 검토과정을 거쳐 조속히 정부대책을 확정키로 했다"는 들으나마나한 얘기뿐이었다.사정이 이러한데도 민·관 공동조사단의 비공식 조사결과는 계속 언론에 보도됐다.
지난 몇주동안 이처럼 출처도 불분명한 조사내용들이 여기저기서 수시로 새어나왔다.
이에 아랑곳없이 수질개선기획단은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조사보고서를 공개할 수 없다"며 눈가리고 아웅식의 발뺌만 일삼아오고 있다.총리실은 지난해 5월 환경대 교수 등 민간전문가 21명과 관계부처 담당국장 9명으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을 발족했다.
새만금호가 ''제2의 시화호''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을 ''중립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공동조사단 활동 종료 두달이 지나도록 정부는 새만금간척사업 계속추진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다."정책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뇔 뿐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공동조사단 무용론(無用論)''을 제기하며 책임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이러다 보니 "조사단장이 총리실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 "정부가 간척사업을 계속 진행시키기 위해 조사결과를 왜곡하려는것 아니냐"는 등 갖은 억측이 나돌고 있다.
환경단체는 연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부는 꿍꿍이속을 밝히라"고 장외 폭로전을 서슴지 않는다.
세간의 의혹이 이처럼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데도 정부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백보 양보해도 "무책임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과정''이 투명해야 정부정책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새만금간척사업처럼 수조원의 국민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투명하지 못한 관료들 때문에 정책 신뢰만 잃어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김병일 정치부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