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악재...추가폭락 없을듯"

''반도체주 쇼크''로 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3월과 7월 외국인의 대거 매수세에 힘입어 효자주로 부각됐던 반도체주가 이제는 증시에 주름살을 만들고 있다.경기둔화 조짐,수급불균형,취약한 시장에너지 등 증시안팎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증시 전문가들로부터 급락장세 배경과 향후 전망을 들어본다.

◆이홍재 한국투신 펀드매니저=지난번 700선이 붕괴됐을 당시엔 현대문제라는 뚜렷한 악재가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반도체주 폭락 이외에 분명한 악재가 없다.

악재가 없어 공포감이 더 커진 하루였다.

9월14일로 임박한 선물과 옵션 9월물의 만기일을 앞두고 미리 시장이 반응하는 것 같다.이 정도의 하락폭이면 추가적인 폭락은 없을 것 같다.

추석이후 장을 기대한다면 오히려 이같은 폭락세가 호재일 수 있다.

물론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얼마나 더 팔지가 관건이다.26만∼27만원대에서 외국인의 저가매수세가 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옥성 엥도수에즈 WI카증권 서울지점장=여러 외국펀드가 반도체주를 동시에 파는 모습은 아니다.

한두개의 대형 펀드에서 창구를 달리해 매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둔화니 구조조정이니 이미 다 알려진 악재를 다시 갖다 붙일 필요가 없는 형국이다.

시장전체가 국내외 반도체주의 향방에 목을 걸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반도체산업경기와 반도체주의 동향에 따라 국내 전체 경기와 주식시장이 계속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비중은 전체 수출물량중 약14%에 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시가총액비중은 각각 약17%,4%에 달한다.

산업정책적인 면에서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문제다.

◆이남우 삼성증권 상무=외국인의 반도체주 매도 조짐은 2∼3주전부터 감지됐다.

한국에 집중투자하지 않는 외국의 펀드들이 표나지 않게 조금씩 반도체주를 팔아왔다.

모건스탠리(MSCI)지수등에 따라 한국에 투자하는 펀드들과 달리 이런 펀드들은 매도자금으로 다른 종목을 사지 않는 특성이 있다.

여기에다 과거와 달리 외국인이 국내 시장의 수급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올들어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합쳐 반도체주만 7조,8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른 어떤 주식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충식 SK증권 상무=철저히 수급에 따라 증시가 움직이고 있다.

당분간 삼성전자의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외국인의 손절매(Stop-Loss)물량까지 쏟아진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올들어 특정종목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부작용이다.

9월 공급물량은 부담이 되는 정도는 아니지만 수요가 없어 문제다.

당장 반등의 탈출구를 마련할 모멘텀이 눈에 띄지 않는다.

수급개선과 함께 투신권의 채권형펀드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중견기업들의 자금난이 해소돼야 주식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다.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