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토 환경호르몬 오염] 死境 헤매는 山河 .. 뒷짐 진 환경정책

우리 국토가 ''환경호르몬 창고''인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그 안에 살고 있는 생물들도 상당수가 이미 환경호르몬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대기중에 암을 유발하는 다이옥신이 다량 포함돼 있으며 반월공단 근로자들의 경우 하루 허용치의 77.8%에 육박하는 다이옥신을 들이마시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오염실태=대기 수질 토양 저질(하천의 침전물) 등을 대상으로 37개군 87종의 환경호르몬을 조사한 결과 13개군 28종의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다이옥신은 물론 플라스틱에서 발생하는 비스페놀A,농약에 포함된 마라치온 등으로 대부분 맹독성 물질이다.특히 모든 상수원과 대부분의 대기와 토양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반월공단의 대기중 다이옥신 농도는 최고 8.624pg-TEQ/㎥(평균 2.726)로 인근 상업·주거지역의 평균치(0.392pg-TEQ/㎥)의 수십배에 달했다.

인천시 석바위삼거리,수원시 신풍동,서울 시청앞,성남시 신기동,서울시 대치동의 대기에서도 다이옥신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붕어와 개구리 등은 무려 21개군 45개종의 환경호르몬에 오염됐다.

수컷 치리의 정소에서 암컷 난소의 조직이 발견되고 암컷 황소개구리는 수컷으로 변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제외됐지만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산모의 초유에서 섭취허용량의 24∼48배에 달하는 다이옥신을 검출하는 등 식품까지도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71년부터 사용을 금지시킨 살충제 DDT의 변형물질인 DDE가 아직도 인체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다이옥신 섭취량=공기 물 토양 음식물 등에 포함된 다이옥신을 고려할 때 반월공단(안산시 원시동) 근로자들은 하루평균(신체 ㎏당) 3.112pg의 다이옥신을 섭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중 다이옥신 농도가 평균 0.238pg-TEQ/㎥인 안산시 고잔동 주민들은 허용량의 62.3%인 하루평균 2.490pg의 다이옥신을 섭취하고 있다.

◆정부대책=환경부는 환경호르몬을 집중 관리하기 위해 ''다이옥신 등 특정유해물질관리특별법''을 제정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특별단속반을 구성,다이옥신을 다량 배출하는 반월공단을 비롯한 공단지역의 오염물질배출업소를 정기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또 하루평균 50t 이상의 쓰레기를 태우는 곳만을 대상으로 하는 다이옥신 배출기준(0.1ng)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기준도 강화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시간당 2백㎏ 이상을 소각하는 중소형소각장에 대해서도 배출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시간당 2백㎏ 이하를 소각하는 곳에 대해서는 먼지나 일산화탄소 배출기준을 강화,간접적으로 다이옥신 배출을 막기로 했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