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쇠고기와 급식

올여름 화제작 ''퍼펙트 스톰''은 실화를 다룬 영화다.

1991년 미국어선 안드레아 게일호의 선원들은 어황이 안좋자 평소의 작업해역을 벗어난다.만선의 기쁨도 잠시, 냉동장치가 고장난다.

고기가 썩는 걸 막고자 폭풍을 무릅쓰고 귀환을 감행하던 그들은 전원 사망한다.

냉동기가 나갔다는 기관사의 말에 그들은 울부짖는다."그렇게 새걸로 바꿔 달랬는데.돈밖에 모르는 선주놈" 냉동기를 안갈아준 선주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것이다.

"여태껏도 아무 문제 없었는데 뭘"

쇠고기의 유통기한 품질등급 원산지등을 속여 판 축산물 수입ㆍ유통업자들이 검찰에 적발됐다고 한다.유통기한이 다된 냉장육을 냉동육으로 바꿔 학교와 기업체 놀이공원 병원의 단체급식용으로 납품했다는 소식은 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다.

납꽃게와 납복어 타르깨등 중국산 농수산물때문에 가뜩이나 속이 상한 마당에 자칫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는 유통기간 초과 육류를 아이들이나 환자에게 먹였다는 걸 생각하면 아찔하다 못해 눈앞이 캄캄해진다.

연초에도 똑같은 수법으로 버려야 할 고기를 어린학생들에게 먹여 시끄러웠는데 몇달만에 같은일이 도진건 우리 사회에 양심은 고사하고 법이 있는 건지조차 의심스럽다.왜 그동안 아무 조치나 대책이 없었단 말인가.

하루라도 유통기한 전에 팔거나 재가공하는 건 불법이 아니므로 처벌하기 곤란하다는 변명은 가당치 않다.

학교급식업체 입찰경쟁이 심하고 1인당 급식비가 낮아 값싼 재료를 공급할 수밖에 없다는 업자들의 얘기 또한 얼토당토 않다.

사람들의 건강을 담보로 돈을 챙기는 건 용서될수 없는 극악한 범죄다.

철저한 행정감독과 유통구조 개선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건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다시는 같은일이 재연되지 않도록 발본색원해야 한다.유통기한 지난 축산물의 판매ㆍ보관행위에 대한 처벌이 1년이하 징역,1천만원이하 벌금이라는 건 약하다.

욕심은 천형을 부른다.날짜 좀 지났다고 별탈 있느냐는 식으로 사전검사는 물론이고 단속도 하는척 시늉만 하다 그만두는 식의 미지근한 대응은 더이상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