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스카우트 경쟁 : 벤처캐피털 투자 열기 '후끈'

"이제 대박을 원한다면 IT(정보기술)기업보다 바이오 벤처기업을 잡아야 한다"벤처캐피털 업계에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붐이 일고 있다.

벤처산업이 전반적인 침체를 보이고 있으나 바이오 벤처기업 설립은 꾸준히 이어 지고 투자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상반기중 생물의약 식품 생물농약 등 바이오 분야의 신설 벤처기업은 40개사로 지난해 상반기(32개사)에 비해 약 25% 늘어났다.

현대기술투자(대표 박정근)는 바이오 전문 투자조합을 결성하며 본격적인 바이오투자 붐을 일으켰다.

지난 2월 50억원 규모의 1호 펀드를 만들어 단 2~3개월만에 씨트리 바이오버드 바이오니아 등의 16개 업체에 대한 투자를 끝냈다. 여세를 몰아 4월엔 1백억원 규모의 2호 펀드도 성공적으로 탄생시켰다.

또 정태흠(32)팀장 등 포항공대 출신을 주축으로 바이오 전담팀을 둬 투자전문화를 꾀했다.

우리기술투자(대표 곽성신)도 6월에 1백억원 규모의 생명공학 펀드를 만들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바이오가 정보통신과 인터넷을 능가할만큼 유망한 투자분야로 떠올라 늦출 수 없었다는 게 우리기술측이 설명하는 결성동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예 처음부터 바이오기업에만 투자하는 전문 창투사도 등장했다.

대기업들의 바이오투자 붐이 일면서 풀무원은 바이오기술투자(대표 김소연)를 최근 설립했다. 이 회사의 사장은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나와 미국 노스웨스턴대 생명공학 박사를 받은 김주연(39)씨 풀무원은 국제백신연구소 선임연구원 출신인 김 시장이 유망한 바이오 벤처를 선별 투자해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벤처캐피털들이 새로 바이오팀을 만드는 등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는 화학생명팀을 중심으로 바이오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바이오 분야에 8억3천만원의 투자를 집행했던 이 회사는 올들어 상반기에만 에스디(10억원) 그린바이오텍(10억원) 프로테온(5억원) 등에 33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연말까지 모두 1백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과학기술부와 공동으로 결성한 5백30억원 규모의 MOST 3호 조합도 40%를 바이오 분야 투자비율로 책정해놓고 있다. 인터벤처의 유효상 사장은 "아직까지 국내 바이오벤처들의 기술력이 해외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대상인 것만은 분명하다"며 "시장을 선점하려는 바이오벤처들의 노력과 이들을 잡으려는 벤처캐피털들의 열기는 하반기에도 뜨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