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준비없이 온 정부연수단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 지난 4월 미국 새너제이에 설립한 아이파크(i-Park).한국 벤처기업의 미국진출을 지원하는 벤처캠퍼스인 이곳은 늘 조용하다.

4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나 상주인원이 20여명도 채 안되기 때문이다.지난달말 아이파크에 갑자기 활기가 돌았다.

한국에서 벤처정책연수단이 이곳을 찾아 입주 업체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이다.

산업자원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행정자치부 중소기업청 관계자 10여명으로 구성된 연수단은 벤처기업육성을 위한 정책대안 마련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간담회는 한국 벤처기업의 미국진출 첨병으로 뛰고있는 아이파크 입주업체 관계자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서로 솔직한 얘기를 나눴다.

기업 관계자들은 애로사항을 토로하고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 건의했다.정부관계자들도 솔직하게 답변하는 한편 벤처기업의 해외진출 전략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미국진출을 위해서는 기술개발전략 못지않게 마케팅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는 지적은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아쉬움이 많은 간담회였다.기업관계자들이 쏟아내는 애로사항에 대해 정부측이 속시원히 대답을 해준 게 없었다.

"개발분야의 핵심인력인 병역특례자가 미국으로 올 때는 한국정부의 규제가 많아 힘드는데 해결책을 좀 마련해 주세요" "입주를 했는데 주재원 비자가 안나와 인력이 상주하지 못하고 단기비자로 왔다갔다해서 비용도 많이 들고 일도 제대로 안됩니다" 등등의 애로 사항에 대해 정부측의 답변은 한결같이 "관계 부처와 논의해보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물론 이같은 기업의 요구를 정부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또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

더구나 비자문제는 미국정부의 정책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어서 정부로서도 어찌할 방법이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정책연구를 위해 파견된 연수단이라면 최소한의 답변은 해줄 수 있을 정도로 준비를 해왔어야 했다.특히 정부측의 일부 참석자는 간담회중에 졸기까지 했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