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해외로 나간다 : 대학가 바이오 산실 급부상

국내 최대의 연구집단인 대학들이 바이오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대학에서 생명공학 연구는 기업이나 정부출연연구소를 뒷받침해주는 역할에 치우쳐 있었다.생물학과나 농업대학 등도 각광받지 못했다.

그러나 바이오붐이 일면서 대학들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연구시설을 개선하는 등 바이오 연구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연세대는 최근 2년간 연세과학원과 연세공학원 신축을 계기로 바이오분야의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올들어서는 국내 처음으로 프로테옴연구센터(센터장 백융기 교수)를 생명과학기술원(원장 김유삼 교수)부설로 설립, 포스트게놈시대의 새로운 유전체 및 단백질체 연구를 하고 있다.

또 과학재단에서 주관한 우수연구센터(SRC)로 선정된 단백질네트워크연구센터와 암전이연구센터는 최신 연구기법을 활용해 생명체의 단백질이 갖는 구조와 기능 및 암의 전이기전과 유전요법등을 연구하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 95년 국내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생명공학분야에서 국책대학원으로 선정될 정도로 바이오와 인연이 깊다.현재는 생명공학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BK21사업에서 바이오 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생명공학원의 전임교수 44명과 4백여명의 대학원생 및 연구원으로 구성돼 규모면에서는 해외 유명대학에 손색이 없다.

지난 98년 생명공학과를 처음 설립한 포항공대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학제간 연구집단인 분자생명과학부는 BK21사업평가에서 1위로 선정됐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14개의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성영철 교수가 AIDS 바이러스 백신 동물실험에 성공해 임상실험에 돌입했고 안진흥 교수와 남홍길 교수는 식물의 신기능유전자를 발굴해 외국기업으로부터 연구지원을 받기도 했다.

의대 수의대 자연과학대학 농업생명과학대학 약학대학 등에서 광범위하게 바이오를 연구하는 서울대는 규모면에서 다른 대학들을 압도한다.

특히 서울대는 활발한 연구활동과 함께 교수들의 벤처창업이 두드러진다.

이미 벤처창업을 마친 교수가 15명 안팎에 달한다.

마크로젠의 서정선 교수, 판제노믹스 강창률 교수, 바이오메드의 김선영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서울대와 함께 생명공학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마크로젠이 지난달 24일 산업적 가치가 높은 미생물인 자이모모나스(Zymomonas Mobilis)의 게놈 염기서열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해독한 것도 서울대 강현삼 교수팀의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완성한 것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