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제약업계 '영역파괴'

8월부터 의약분업이 실시된 이후 화장품과 제약업계간 영역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약업체들이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화장품 업체들은 약국을 통한 유통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기능성 화장품 시장은 전체 화장품 시장 2조8천억원의 7분의 1에 이르는 4천억원 정도의 적지 않은 규모로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화장품과 제약업체간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업체 약국유통 확대한다=코리아나화장품은 대웅제약과 제휴,주름제거용 고기능 화장품 시장에 진출키로 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기존 화장품 유통망을,대웅제약은 병원 및 약국유통을 맡아 올 하반기 제품판매에 들어가기로 했다.나드리화장품은 기초화장품인 ''상황시리즈''를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나드리측은 98년 처음 나온 이 제품의 연평균 매출액이 10%대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자 약국 판매품목을 팩과 아이크림 등으로 확대하고 약국에 설치하는 쇼윈도와 판촉물도 강화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도 현재 수도권 지역 약국에서 판매중인 민감성 피부 전문 화장품 ''케어존''에 이어 앞으로 약국 판매품목을 1∼2개 정도 더 늘리고 물량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태평양 학술개발팀의 안정림 이사는 "외국의 경우 약국에서의 화장품 취급이 일반화돼 있다"며 "약국 전용 브랜드 개발을 통해 약국에서의 화장품 취급이 더욱 활성화되면 약국이 화장품 업계의 주요 유통망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다=대웅제약은 8월 수원의 이피부과 김진수피부과 등 28개 피부과 의원과 손잡고 화장품 회사인 ''에스테메드''를 새로 설립했다.

자본금 10억원으로 출범한 에스테메드는 참여의사들이 연구와 기획을 맡고 대웅제약이 유통을 책임지는 형태로 서로 협력하게 된다.이밖에 지난 5월 유유산업이 프랑스 궤마사로부터 홍조류 등에서 추출한 지방 분해 화장품 ''리포존 로션''을 도입한 데 이어 6월에는 제일약품이 프랑스 사노피사로부터 비슷한 성분의 ''리포팩터''를 수입,판매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이들 제품의 연간 매출액을 각각 2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