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긴급회의' GM '전략 부심'..양사 '대우차인수' 재시동 안팎

포드가 대우자동차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대우차 인수전은 현대자동차-다임러크라이슬러,제너럴모터스(GM)-피아트 등 두 컨소시엄간 2파전의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15일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자동차는 오는 18일 매각절차 등에 관한 대우구조조정협의회의 발표내용을 지켜본 뒤 공식입장을 밝히겠다며 다소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다.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대우차 재입찰 참여를 위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GM도 이미 외신을 통해 포드가 포기할 경우 대우차를 인수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던 점에 비춰 인수전에 다시 나설 것이 분명하다.

재입찰이 이뤄질 경우 가장 큰 관심은 인수가격이다.1차 입찰 때 7조7천억원을 써낸 포드가 인수가격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재입찰이 대우차에 대한 정밀실사를 거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인수가격은 다소 유동적이지만 1차 입찰때 현대-다임러가 5조7천억원,GM-피아트가 4조5천억원을 각각 제시한 점에 비춰 1차때보다 내려갈 것이 틀림없다. ◆현대-다임러=현대는 이날 이계안 사장과 정순원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대처방안을 논의했다.

현대는 또 재입찰을 전제로 1차입찰때 제시했던 인수조건과 가격등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현대는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국내 공장을 다임러에 내주는 대신 폴란드 등 해외공장을 인수한다는 1차 입찰 때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국내공장 지분은 현대가 19.9%,다임러가 40%,채권단이 40% 정도씩을 갖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같은 전략은 ''독점''을 우려하는 반대 여론과 과도한 자금부담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는 다만 해외공장의 경우 다임러와 50 대 50 합작으로 운영하되 폴란드 공장(FSO)과 영국 워딩연구소는 유럽내 현지공장 설립계획을 위해서도 반드시 자사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는 또 재입찰에서 월드카 생산계획을 대우차 활용계획으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는 이같은 인수전략을 다임러와 실무적으로 조율한 뒤 오는 25일 방한할 예정인 슈렘프 회장과 정몽구 회장간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GM-피아트=GM은 아시아에 소형차 생산기지를 둔다는 글로벌 전략에 따라 재입찰에 참여할 것이 확실시된다.

GM이 최근 일본 스즈키자동차에 대한 지분을 10%에서 20%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던 것도 대우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재입찰에서는 1차 입찰때 가장 적은 인수가격을 제시해 탈락했던 만큼 2차입찰 가격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로운 회사를 세워 자사가 50%,피아트가 20%,채권단이 30%씩의 지분을 갖는 것을 골자로 한 인수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대우차와 쌍용차 브랜드를 유지하며 엔진공장 등을 국내에 두고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 등도 부대조건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GM은 1차 입찰 당시 대우캐피탈을 인수제안서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만큼 재입찰때 인수대상과 조건 등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