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8일자) 원점으로 돌아간 대우차 매각

미국 포드사의 인수포기로 대우자동차 처리 문제가 원점으로 되돌아 간 것은 매우 걱정스런 사태가 아닐수 없다.

대우그룹 구조조정 작업에 중대한 차질을 빚게됐다는 본질적인 문제 이외에도 가뜩이나 실물경제의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는데다 국제원유가 급등,국내금융시장의 경색 등으로 국내외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경제불안을 더욱 증폭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포드의 인수포기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논란이 제기되고 있고,또 이같은 사태를 초래한 책임시비도 거론될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경제전반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대우문제를 슬기롭게 풀어 나가느냐에 촛점이 모아져야 한다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대우차 매각은 무엇보다도 될수록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할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대우구조조정협의회는 금명간 대우차 매각에 관한 구체적인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지만만현재로서는 국제입찰을 새롭게 실시하는 것 보다 당초 포드와 함께 국제입찰에 참여했던 현대·다임러 컨소시엄과 GM·피아트 컨소시엄을 동시에 협상대상자로 선정,매각협상을 벌이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한다.

신속한 매각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대우차 매각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국민부담을 고려한다면 될수록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하겠지만 고용안정과 협력업체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소홀히 할수 없는 전제조건들이다.

포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에도 국가전략산업이라 할수 있는 자동차 산업을 외국인에게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그치질않았었다.

물론 인수자격에 내외국인의 차별을 두어야할 이유와 명분은 크지않다고 생각하지만 무조건 무시할 일도 아니다.그러나 필수적으로 검토해야 할 명제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존전략이라고 생각하다.

세계 자동차산업은 굴지의 회사들끼리 인수 합병 또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규모를 대형화하면서 세계시장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국경이 없어진 세계시장에서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염두에 둔다면 대우차 인수를 둘러싼 국내시장 독점논란은 어쩌면 명분에 불과한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어쨋든 대우차 매각은 급격한 세계자동차시장의 질서재편과정에서 우리 자동차산업이 살아남기 위한 비전과 전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