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국의 희망, 디지털경제 .. 김세영 <단국대 교수>

김세영

연초 배럴당 22~23달러였던 국제유가가 38달러에 육박하고,연초 1,000선이었던 종합주가지수는 600선 전후에서 힘겹게 움직이고 있다. 또 환율은 달러당 1천1백4원까지 급락한 뒤 1천1백20원대로 급등하는 등 한국경제 위기론이 퍼져가는 시점에서 비즈니스위크가 ''한국경제의 희망은 디지털경제''라는 특집을 다뤘다.전통적경제에서 생산요소인 자본이나 노동의 효율적 배분이 한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면,디지털경제에서는 무형의 생산요소인 지식이나 아이디어 등이 경쟁력의 결정적 요소가 된다.

크고 중후한 제조업이 국부의 상징인 시대는 가고,작고 가벼운 정보통신산업이 국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백여년전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이전 인류 경제활동의 주를 이룬 산업은 농업이었다.농업시대에는 주로 천연자원과 노동력이 중요시되는 시기였다.

산업혁명에 의해 개발된 증기엔진은 가축이나 인간의 노동력보다 훨씬 더 큰 에너지를 제공했다.

뒤이어 발명된 전기는 암흑에 따른 제약을 극복케 하면서 인류의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2000년에 진입한 오늘날엔 디지털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경제는 인터넷을 통해 저렴하고 신속한 정보의 흐름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정보''는 노동이나 자본처럼 하나의 중요한 생산요소로서 생산비에 영향을 주고 또 경쟁력 결정의 원천이 되고 있다.일본의 누키 다카오 교수는 산업의 발전과정을 디지털경제시대에 걸맞게 생산제품을 무게단위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산업화과정의 초기로서 기초기간산업이 발달되는 1단계에 국제경쟁력을 갖는 산업은 농산물 섬유 잡화 선박 철강 등이며 대부분 톤(?)이라는 무게 단위로 유통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이 더욱 발전되고 조립 부품산업이 발달되는 2단계엔 자동차 및 전자제품 등 킬로그램(㎏)단위로 거래되는 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산업발전이 성숙되어 가는 3단계에 국제경쟁력을 갖는 산업은 반도체 등이며 이 제품은 그램(g)이 거래단위가 된다는 것이다.

다음 산업발전 단계의 주력산업은 의약품과 신종자 등 밀리그램(mg)단위로 유통된다고 설명한다.

끝으로 새천년의 디지털경제에서는 정보나 디자인 등이 핵심적 생산요소가 되는 정보통신 산업이 그 나라의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며, 이들 산업은 아무런 ''무게없이'' 지구를 이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산업이 발전할수록 경쟁력있는 산업의 제품무게는 가벼워진다.

정보나 지식이 비중 높은 생산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의 디지털화는 ''무게없는 경제로의 이행''을 의미한다는 것을 입증한다.

디지털경제에서는 생산전략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전통적인 경제에서 생산자의 궁극적 목표는 좋은 질의 재화를 어떻게 하면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디지털경제에서의 기업가는 남들이 미처 만들지 못한 새로운 제품을 남들보다 얼마나 빨리 생산하느냐로 그 목표를 바꾸고 있다.

이는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할 때 노동이나 자본 등의 물질적인 생산요소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 즉 창의력 등 무형의 생산요소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노동과 자본의 효율성 정도에서 나타나는 생산성의 차이는 아무리 크다 해도 2∼3배가 고작이다.

그러나 아이디어나 창의력에서 발생되는 부가가치의 차이는 수십배에서 수백배까지 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국제 경제학자들의 견해다.

기업은 ''연구개발비''가 단기적으로 비용이 되지만,장기적으로는 창의력 창출을 통한 수익의 밑거름이 될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기업들에 장기적인 안목의 창의력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투자는 지식기반 중심의 디지털경제하에서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며 또 국제경쟁력 제고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sykim@dankook.ac.kr

...............................................................◇필자 약력=

△성균관대
△미국 유타대 경제학 박사
△저서: 국제무역론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