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매각 장기화 우려 .. 英 FT紙 보도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 채권단이 제시한 ''선인수-후정산'' 방식을 거부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GM은 한국의 대우차 채권단이 내놓은 매각 방안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GM은 여전히 대우차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선인수-후정산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이 신문은 또 GM의 컨소시엄 파트너인 피아트도 대우차 자산에 대한 정밀실사 없이 인수제안서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썼다.

GM의 이같은 태도에는 채권단의 다급한 처지를 활용해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인수협상을 전개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국내 업계는 보고 있다.

대우차 관계자는 "GM은 과거 대우차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때도 실사 등을 이유로 오랫동안 시간을 끈 적이 있다"면서 "시간을 끄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이처럼 GM이 정부의 조기매각 방침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자 채권단은 낙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엄낙용 산업은행 총재가 제시한 분할매각 방안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데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10월20일 전 인수자 선정이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이달말까지 인수제안서를 받겠다는 일정도 지켜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대우차 입찰사무국은 아직 입찰 참여를 묻는 공문조차 보내지 못한 채 그저 구두나 전화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현재 원매자들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감안할 때 상당기간 이런 양상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