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사장...CEO...회장까지 .. 피오리나 '3大 타이틀' 획득

칼리 피오리나(46) 휴렛팩커드(HP) 사장겸 최고경영자(CEO)가 회장 직함을 명함에 추가했다.

HP는 지난 22일 리처드 해크본 회장 후임에 칼리 피오리나 사장을 임명한다고 발표했다.이로써 피오리나는 미국 20대기업의 최초 여성 CEO, 포천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기업인''에 이어 ''CEO.회장.사장 3대 타이틀 동시획득 기업인''이라는 화려한 명칭을 얻게 됐다.

미기업에서 한 사람이 최고 요직 3개를 독차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HP측은 "이사회는 피오리나가 보여준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강력히 신뢰하고 있다"고 회장 임명배경을 설명했다.루슨트 테크놀로지사의 해외서비스부문 사장이던 피오리나가 연봉 1억달러를 받고 HP의 CEO로 스카우트된 것은 지난해 7월.

그녀는 지난 1년 동안 컴퓨터와 프린터 등의 제조업체에 머물던 HP에 소프트웨어와 컨설팅사업을 접목시키는데 성공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HP가 컴퓨터제조업체라는 갑옷을 벗고 인터넷바람을 타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 ''HP의 성공적인 변신 뒤에는 피오리나가 있다"고 지적한다.피오리나는 최근 포브스 선정 ''인터넷에 밝은 구경제기업 12인''에 뽑히기도 했다.

HP는 이날 피오리나 회장 임명과 함께 10억달러어치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 원만한 현금흐름을 과시했다.

피오리나가 CEO가 된 후 HP는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오는 10월말로 끝나는 4분기 매출 신장률은 15%, 주당 순이익은 1.03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5센트)보다 37%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HP가 피오리나를 스카우트했을 때 그녀는 ''여성인데다 컴퓨터에 문외한''이라는 이유로 사내에서 적지않은 반발에 부딪혔다.

그런 그녀가 1년여 만에 HP의 명실상부한 제1인자가 됐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