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경쟁시대] (12) '가전부문' .. 日브랜드 밀물

"소니는 캠코더 분야에선 넘어야 할 큰 산이다"(삼성전자 관계자)

"TV시장이 완전평면 디지털등 고급제품 위주로 전환될수록 브랜드력이 강한 일본제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LG전자 관계자) 국내 가전시장에 일본산 경보가 울리고 있다.

일본 가전업체들이 99년 6월말 수입선다변화(일본제품 직수입 금지제도)폐지이후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어서다.

일본업체들은 미국이나 유럽기업들처럼 한국공장을 사거나 전략제휴를 통해 제조기반을 가질 필요도 없다.지리적으로 같은 나라나 다름없다보니 일본국내 물류비와 한국수출비용이 별 차이가 나지않는다.

일본업체들은 그래서 한국판매망을 다지는데 전념하고있다.

일본 빅터사(JVC)는 내달 중 한국 현지법인 JVC코리아를 설립하고 대형 TV와 캠코더 오디오 등을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JVC는 지난 90년 일 가전업체로선 처음 국내에 들어온 소니에 이어 두번째 법인 설립업체로 기록된다.

용산전자상가의 한 관계자는 "JVC의 국내 진입은 일본 업체들이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해온 한국시장 분석이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업체로선 현재 마쓰시타도 한국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마쓰시타는 당초 올해 중 법인을 설립할 방침이었으나 애프터서비스망 구축 등이 미비해 시기를 내년으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이와도 한국 현지법인을 세우기로 하고 애프터서비스망 구축 등을 하고 있다.

히타치는 지난해 용산전자랜드 2층에 전시장을 개설하는 등 총판체제를 통해 캠코더 TV 프로젝션TV VTR DVD플레이어 오디오 카세트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일본 가전업체들의 잇따른 직진출에 따라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오디오 등 분야에선 시장 잠식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용산전자상가의 관계자는 "삼성이 국내 유일한 업체인 디지털캠코더 시장에선 소니 등 일산이 80%가량을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날로그 캠코더에선 소니 25% 등 일본산이 4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에 맞서 일제 침투에 대한 진입장벽을 치는 등 대응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일제의 브랜드력이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에 반영되지 않도록 하는 데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

가령 품질 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대리점 등에 대형 제품을 눈에 띄게 디스플레이하고 있다.

특히 소니사가 기존 대리점외에 할인점 백화점 양판점 등 신유통망을 장악할 것에 대비해 신영업유통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삼성전자는 일제의 침투가 가장 활발한 용산전자상가 등 전문상가와 TV홈쇼핑 등에 대한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