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경쟁시대] (13.끝) '좌담회'..'다국적기업 어떻게 토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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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은 글로벌기업과 국내기업이 한국시장에서 벌이는 "글로컬경쟁상황"을 집중조명한 시리즈를 끝내면서 지난 27일 본사 회의실에서 정책당국자와 관련기업인및 전문가들을 초청,좌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다국적기업을 한국에 토착화시키기위한 정책및 여건조성방안과 글로벌경쟁에 성공적으로 대처하기위한 국내기업의 변신전략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 : 박봉규 산자부 국제협력투자 국장
김완순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사무소장
최인학 모토로라 스타트카드 부회장
임승종 LG오티스 전무
신현힐 대우중공업 이사
사회 : 이동우 산업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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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기업들에 한국은 어떻게 비쳐지고 있습니까. ◆김완순 소장=사실 저도 한국이 뭐 그렇게 매력적일까하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그들을 대해보면 그렇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오는 대부분의 외국기업들이 한국을 아시아시장 공략의 관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높은 교육수준과 생산제조능력,그리고 우수한 노동력은 외국기업들에 장기투자의 대상으로 매력적이죠.최근 독일과 프랑스기업들이 앞다퉈 국내 진출을 노리는 것도 다 마찬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서구 다국적기업들이 동북아에 진출하긴 해야 하는데 한·중·일 3국을 놓고 볼 때 투자비용이나 경쟁수준 등에서 상당히 부담스런 일본과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은 중국보다는 한국이 확실히 매력적인 면이 있다는 얘깁니다.
◆최인학 부회장=글로벌 기업들은 일본을 별개로 치고 아시아시장을 2개의 중심권으로 나눠 봅니다.서울 상하이 대만을 한축으로,그리고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를 또 다른 한축으로 해서 아시아를 커버한다는 것이죠.
특히 한국은 통일 이후 아시아 내륙으로의 시장확장에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점이 외국기업들에 어필하고 있습니다.
만주 러시아까지 생각할 때 상하이보다 서울을 낫게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한국의 지경학적 이점만 가지고 다국적기업들이 그들의 한국거점을 동북아공략의 전략적 전진기지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너무 안이하지 않을까요.
◆박봉규 국장=과거 2년 동안 장기적인 산업정책의 측면이 간과되고 금융정책 차원에서 외국투자유치가 이뤄진 면도 많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향후 정부는 외국투자에 대한 대응을 국내산업의 틀을 새롭게 짠다는 장기적 전략하에 신중히 마련할 것입니다.
-다국적기업들의 실제 경험을 들려주시지요.
◆임승종 전무=오티스의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현재는 한국시장의 역량 파악을 위한 과도기적 테스트기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금년말 정도에야 한국을 아시아공략을 위한 생산기지로 육성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판매기지로 육성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최 부회장=모토로라의 경우에는 모든 것을 한 기업에서 혼자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게 기본적인 경영방침입니다.
아웃소싱 파트너십 조인트벤처 등 각 사업에 대한 무게를 최소화하는 유연한 경영방침이죠.
모토로라의 한국에 대한 투자전략 또한 같은 맥락에서입니다.
한국 정부나 기업들도 이런 흐름을 직시해서 잘 적응하면 외국기업들을 토착화시키고 함께 발전할 수 있습니다.
-외국기업의 한국기업인수가 경영일선에는 어떤 변화를 주고 있습니까.
◆임 전무=투명한 경영,개인능력 중시,각종 인센티브제 도입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성과주의 문화의 도입으로 기존 직원들이 당황하는 면도 있지만 발전적인 방향으로 정착해 가는 분위기입니다.
◆신현힐 이사=중장비 분야에 있어 외국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R&D를 통해 한국형중장비를 생산할 경우 큰 위협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기업의 국적이 사라지는것을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워크아웃중인 대우중공업도 외국기업들로부터 많은 투자제의를 받고 있습니다.
-외환위기를 넘기자 한국정부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해외시각도 있고 대외경제정책에 대한 정부의 확실한 마스터플랜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한·미투자협정만 하더라도 대통령취임 초기부터 추진됐지만 ''스크린쿼터''에 걸려 아직까지 성과가 없는 실정입니다.
◆김 소장=한마디로 정부의 의식구조에 관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개방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의식구조의 변화가 선행돼야 하는 거죠.
이를 시민들에 맡겨놓을 수는 없고 정부가 우선 변해야 하고 장기플랜이 있어야할 것입니다.
-다국적기업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인데….
◆김 소장=우리는 지금 세계수준의 초국적기업 자산규모가 한 나라의 전체 경제규모를 넘어서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들 초국적기업들은 거대한 자본력을 동원해 첨단기술투자와 개발을 선도하면서 세계적으로 따라야 할 규범과 가치,즉 글로벌스탠더드를 결정하고 선도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국가의 가치보다 기업의 가치를 중요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정부도 자각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 정부나 지자체가 하는 외국인투자유치활동과 인센티브제공 정도는 세계 어떤 나라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기업을 한국에 완전히 토착화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최 부회장=모토로라의 경우에도 국내진출 초창기에 선진 경영기술 도입과 적용과정에서 적지않은 마찰을 겪은 바 있습니다.
외국 경영진과 국내 임직원들 사이의 신뢰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 국장=외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세제 및 지가에 대한 인센티브제공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제는 그들이 이 땅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국제화된 삶의 공간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국내 부실기업들을 인수하기 위해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의 조사반 수백명이 와 몇달씩 체류하는데 일상생활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대우차처리 실패 경험 등으로 볼 때 다국적기업들을 유치하는데 기술적으로 미숙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특히 전략제휴가 세계적인 붐인데 이에 대한 노하우도 형편없는 것같아 걱정입니다.
◆최 부회장=국내기업은 자사가 보유한 핵심기술의 가치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기술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아웃소싱을 한다는 방침이 서야 합니다.국내기업이 어떤 핵심기술을 가졌느냐가 기업의 가치를 제고시키는 동시에 외국기업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정리=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참석자들은 다국적기업을 한국에 토착화시키기위한 정책및 여건조성방안과 글로벌경쟁에 성공적으로 대처하기위한 국내기업의 변신전략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 : 박봉규 산자부 국제협력투자 국장
김완순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사무소장
최인학 모토로라 스타트카드 부회장
임승종 LG오티스 전무
신현힐 대우중공업 이사
사회 : 이동우 산업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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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기업들에 한국은 어떻게 비쳐지고 있습니까. ◆김완순 소장=사실 저도 한국이 뭐 그렇게 매력적일까하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그들을 대해보면 그렇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오는 대부분의 외국기업들이 한국을 아시아시장 공략의 관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높은 교육수준과 생산제조능력,그리고 우수한 노동력은 외국기업들에 장기투자의 대상으로 매력적이죠.최근 독일과 프랑스기업들이 앞다퉈 국내 진출을 노리는 것도 다 마찬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서구 다국적기업들이 동북아에 진출하긴 해야 하는데 한·중·일 3국을 놓고 볼 때 투자비용이나 경쟁수준 등에서 상당히 부담스런 일본과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은 중국보다는 한국이 확실히 매력적인 면이 있다는 얘깁니다.
◆최인학 부회장=글로벌 기업들은 일본을 별개로 치고 아시아시장을 2개의 중심권으로 나눠 봅니다.서울 상하이 대만을 한축으로,그리고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를 또 다른 한축으로 해서 아시아를 커버한다는 것이죠.
특히 한국은 통일 이후 아시아 내륙으로의 시장확장에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점이 외국기업들에 어필하고 있습니다.
만주 러시아까지 생각할 때 상하이보다 서울을 낫게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한국의 지경학적 이점만 가지고 다국적기업들이 그들의 한국거점을 동북아공략의 전략적 전진기지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너무 안이하지 않을까요.
◆박봉규 국장=과거 2년 동안 장기적인 산업정책의 측면이 간과되고 금융정책 차원에서 외국투자유치가 이뤄진 면도 많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향후 정부는 외국투자에 대한 대응을 국내산업의 틀을 새롭게 짠다는 장기적 전략하에 신중히 마련할 것입니다.
-다국적기업들의 실제 경험을 들려주시지요.
◆임승종 전무=오티스의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현재는 한국시장의 역량 파악을 위한 과도기적 테스트기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금년말 정도에야 한국을 아시아공략을 위한 생산기지로 육성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판매기지로 육성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최 부회장=모토로라의 경우에는 모든 것을 한 기업에서 혼자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게 기본적인 경영방침입니다.
아웃소싱 파트너십 조인트벤처 등 각 사업에 대한 무게를 최소화하는 유연한 경영방침이죠.
모토로라의 한국에 대한 투자전략 또한 같은 맥락에서입니다.
한국 정부나 기업들도 이런 흐름을 직시해서 잘 적응하면 외국기업들을 토착화시키고 함께 발전할 수 있습니다.
-외국기업의 한국기업인수가 경영일선에는 어떤 변화를 주고 있습니까.
◆임 전무=투명한 경영,개인능력 중시,각종 인센티브제 도입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성과주의 문화의 도입으로 기존 직원들이 당황하는 면도 있지만 발전적인 방향으로 정착해 가는 분위기입니다.
◆신현힐 이사=중장비 분야에 있어 외국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R&D를 통해 한국형중장비를 생산할 경우 큰 위협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기업의 국적이 사라지는것을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워크아웃중인 대우중공업도 외국기업들로부터 많은 투자제의를 받고 있습니다.
-외환위기를 넘기자 한국정부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해외시각도 있고 대외경제정책에 대한 정부의 확실한 마스터플랜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한·미투자협정만 하더라도 대통령취임 초기부터 추진됐지만 ''스크린쿼터''에 걸려 아직까지 성과가 없는 실정입니다.
◆김 소장=한마디로 정부의 의식구조에 관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개방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의식구조의 변화가 선행돼야 하는 거죠.
이를 시민들에 맡겨놓을 수는 없고 정부가 우선 변해야 하고 장기플랜이 있어야할 것입니다.
-다국적기업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인데….
◆김 소장=우리는 지금 세계수준의 초국적기업 자산규모가 한 나라의 전체 경제규모를 넘어서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들 초국적기업들은 거대한 자본력을 동원해 첨단기술투자와 개발을 선도하면서 세계적으로 따라야 할 규범과 가치,즉 글로벌스탠더드를 결정하고 선도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국가의 가치보다 기업의 가치를 중요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정부도 자각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 정부나 지자체가 하는 외국인투자유치활동과 인센티브제공 정도는 세계 어떤 나라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기업을 한국에 완전히 토착화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최 부회장=모토로라의 경우에도 국내진출 초창기에 선진 경영기술 도입과 적용과정에서 적지않은 마찰을 겪은 바 있습니다.
외국 경영진과 국내 임직원들 사이의 신뢰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 국장=외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세제 및 지가에 대한 인센티브제공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제는 그들이 이 땅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국제화된 삶의 공간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국내 부실기업들을 인수하기 위해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의 조사반 수백명이 와 몇달씩 체류하는데 일상생활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대우차처리 실패 경험 등으로 볼 때 다국적기업들을 유치하는데 기술적으로 미숙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특히 전략제휴가 세계적인 붐인데 이에 대한 노하우도 형편없는 것같아 걱정입니다.
◆최 부회장=국내기업은 자사가 보유한 핵심기술의 가치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기술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아웃소싱을 한다는 방침이 서야 합니다.국내기업이 어떤 핵심기술을 가졌느냐가 기업의 가치를 제고시키는 동시에 외국기업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정리=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