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헐값매각 저지 '신경전'..채권단, 전면 재검토 안팎

네이버스가 매각 대금을 보내오지 않았지만 한보철강 채권단은 네이버스와의 매각 협상이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변하고 있다.

9월30일이라는 시한은 서로가 이행전제조건을 완료키로 한 시점일 뿐이라는 얘기다.송경호 자산관리공사 이사는 "한보철강 매각을 위해 네이버스에 약속했던 전제조건을 지난 9월말까지 완료했다"며 "이제 네이버스측이 돈을 넣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단측의 전제조건이 마무리된 시점에 네이버스가 돈을 납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채권단이 미심쩍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네이버스가 시간을 끌면서 인수가격을 낮추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7조원에 달하는 한보철강의 빚 대부분을 손실처리하면서 4억8천만달러에 매각키로 결정했다"며 "여기서 한푼도 더 깎아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이 안 맞으면 다른 인수 대상자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또 네이버스캐피털 서드애비뉴캐피털 UNX캐피털 등 3개사로 구성된 네이버스컨소시엄 내부에 이견이 발생해 대금 납입이 늦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이와 별도로 채권단은 네이버스가 인수를 최종 포기할 경우에 대비한 전략도 세우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번주 전체 회의를 열고 대금납입 시한을 한달간 연장하되 제3의 매각대상자를 물색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송경호 이사는 "네이버스측이 인수를 포기한다면 다른 투자자를 물색할 예정"이라며 "채권단은 대부분 손실처리를 했기 때문에 매각 지연에 따른 부담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