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운용 국민연금...주식투자 1兆 날려 .. 국감자료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올들어 주식투자를 통해 1조2천여억원 상당의 손실(평가손 및 손절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주식운용 과정에서 내부 규정까지 위반하며 불법투자를 감행,손실폭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지적됐다.

2일 국민연금관리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홍신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초 공단의 주식보유 규모는 3조1천6백75억원에 이르렀으나 증시침체에다 운용미숙이 겹쳐 지난 8월21일 현재 1조9천4백86억원(장부가 기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투자손실률은 38.5%로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하락률 31.7%보다 훨씬 높았다.

더욱이 지난 8월 21일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18%가량 추가 하락했기 때문에 현재의 손실 규모는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공단은 특히 전체 주식투자 규모의 10% 이상을 한 종목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한 규정 등을 어기며 불법투자도 감행한 것으로 자체 감사에서 드러났다.

실제로 올 3월 31일까지 3개월간 한국통신 주식에 대한 투자규모는 공단 보유주식 총액의 46.1∼49.2%에 달해 종목별 투자한도인 10%를 훨씬 넘겼다.

또 지난 1월14일 한국통신주가 장부가에 비해 26.5% 폭락해 기금운용규정상 손절매 대상종목(수익률 마이너스 25% 이상)이 됐는데도 불구,''물타기'' 목적으로 주식을 계속 사들여 한통 주식의 수익률을 마이너스 54.6%까지 떨어트렸다.

김홍신 의원은 "기금의 안정적 운용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인데도 정부는 내년에 국민연금기금중 2조원을 주식시장에 추가로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며 "각종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 문제를 신중히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