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정리] "도매금 부실판정 우려 크다" .. 재계 반응

"같은 그룹소속이라고 해서 도매금으로 취급하거나 업종특수성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이미 줄도산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건설업계와 시멘트 등 불황에서 벗어날 가망이 없어 보이는 업종의 덩치가 큰 기업들과 중견그룹 계열사들이 가장 불안해 하고 있다.한 중견그룹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도 금융권은 중견그룹이라는 이유만으로 일시적 불황업종인지, 미래산업을 추진하는 초기투자형 회사인지 가리지 않고 도매금으로 취급해 왔는데 만약 ''살생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런 식으로 한다면 산업기반이 붕괴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또 모기업이 부실한 일부 그룹의 계열사들은 우량계열사까지 줄도산하는 사태를 맞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실 심사대상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기업들의 가장 큰 관심은 채권단이 새로운 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쏠려있다.심사 대상에 오른 기업들은 업종별 특수성을 최대한 반영해 줄 것을 채권단에 주문하고 있다.

건설 화섬 시멘트 전기로 업체들은 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경기침체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김석중 전경련 상무는 "업종별 특수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획일적 잣대를 적용할 경우 부실판정후 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