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개펄 '보전'/'이용' 지역구분 관리를 .. 양재삼

양재삼

최근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증대되면서 유명해진 단어 가운데 하나가 ''개펄''이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습지''와 ''개펄''을 혼돈해 사용하고 있다.

습지는 넓은 의미에서 개펄을 포함한다.

람사협약에 따르면 개펄도 습지이고 간척으로 얻은 논도 습지에 포함된다.단지 개펄이라는 연안습지에서 논이라는 육상습지로 전환되는 것이고 따라서 서식하는 생물조성이 바뀔 것이다.

이런 혼란은 미국의 ''wet land (습지)''를 한국의 개펄로 잘못 번역한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 플로리다의 습지와 한국의 개펄은 넓은 의미에서 같은 습지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완전히 다른 환경이다.하루 12시간 이상 여름에는 작열하는 태양빛에,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에 노출되는 개펄은 해양생물이 살기에 매우 각박한 환경이다.

따라서 개펄이 환경운동가들이 주장하는 ''황금의 땅''이라는 것은 잘못 알려진 첫번째 환상이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1만5천년전 서해는 육상환경이었고 서해지역에 고황하(古黃河)라고 하는 거대한 강이 있었다.그 강변모래가 지금 서해 개펄모래의 주공급원인 것은 해양학에서는 상식으로 통한다.

예를 들어 전라북도 고창군 일대의 개펄은 주변에 강물의 유입없이도 수천년간 성장해 왔다.

따라서 개펄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서해안 개펄을 구성하는 모래와 펄입자의 20%는 우리나라 강물에서, 80%는 고황하에서 유래해 황해 상에 떠돌아다니는 펄입자가 가라앉아 조성된 것이다.

따라서 주변의 작은 강물을 막으면 인근의 개펄이 없어진다는 것이 개펄에 관한 두번째 잘못된 환상이다.

개펄에 대한 가장 큰 환상이 정화능력이다.

개펄의 가치중 정화능력에 대한 자료로 미국의 저명한 생태학자 오덤(Odum) 박사의 자료를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자료의 존재 자체를 확인할 수 없다.

또 자연 습지에서 측정한 COD 제거능력과 하수처리장의 정화능력을 같은 잣대로 비교해 용감하게 가격으로 산출한 다음 하수처리장 몇 개와 같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수처리장은 높은 농도의 유기오염물질을 다양한 과정을 통해 형태를 변화시키고 처리된 깨끗한 물은 강이나 호수로 방류한다.

이 결과로 생긴 슬러지(폐수처리 후 침전된 유기물 덩이)는 소각 매립 혹은 재활용 과정을 거쳐 처리장에서 완전히 제거한다.

그러나 개펄에서는 이런 경로중 슬러지의 제거과정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

개펄에서 유기오염물질이 유입된 경우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 미생물의 몸체로 1차 전환된 후 이 유기물질은 개펄내 먹이망 속에서 끊임없이 순환된다.

시민단체는 ''개펄이 소중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널리 인식케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이제 개펄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봐야 한다.잘못된 지식으로 국민을 오도하는 것보다 이제라도 개펄을 연구하는데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해야할 일은 개펄지역을 엄격히 보전해야 할 구역과 공공의 이용에 제공되는 구역으로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