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國會' 살렸지만 험로 예고 .. 여야 선거비 실사개입 등 갈등의 골

여야 영수회담 성사로 국회는 일단 정상화됐지만 향후 정국은 기본적으로 대립과 갈등의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

국회법 개정안을 포함, 어렵사리 합의된 3대 쟁점을 둘러싸고 여야간 해석차가 상존하는 등 갈등의 불씨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여야는 6일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합의안을 추인하면서도 상호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았다.

우선 국회법 처리와 관련, 민주당은 개정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이 표결처리를 ''보장''했다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은 상정자체도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빛은행 사건에 대한 특검제 도입여부도 논란거리다.양당은 일단 국정조사를 실시한 뒤 특검제 실시를 결정한다고 합의했으나 여당은 특검제 불가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국정조사를 특검제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당장 여야가 합의한 국정조사 실시를 위한 특위 구성방식과 증인채택에서부터 격돌할 소지가 있다.선거비용실사 개입의혹을 다루기 위한 국정감사 실시의 경우 여야 모두 민주당 윤철상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키로 한 만큼 실체규명보다는 정치공방의 장으로 변모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여기다 지난 96년 총선 당시 거액의 자금이 신한국당에 유입된 혐의에 대한 검찰수사도 여야관계를 냉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불씨로 등장했다.

검찰수사 진전 여하에 따라 야당이 반발할 수 있고 국회일정 등과 연계할 경우 또다시 경색정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때문에 여론에 밀려 영수회담후 얼마간은 국회가 순항하겠지만 ''불안한 평화''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속단키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간 3대 쟁점에 대한 극적인 합의가 국회의 장기파행에 따른 여론의 부담을 비켜 가기 위한 ''임시휴전''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