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고위급회담 정례화...美국무 방북합의 의미

북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방미에 이어 미 국무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올브라이트 장관이 북한을 조속한 시일내에 방문키로함에 따라 북미 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올브라이트 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양측간에는 고위급 회담이 정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조 특사의 방미가 지난 1972년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상하이에서 체결한 미.중 공동성명에 비견될 정도로 북미 관계의 실질적인 새 출발을 의미하는 커다란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이번에 미사일,핵,테러지원국 문제,수교,주한 미군,실종 미군 등 쌍무관계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문제에 관한 안건을 모두 협상테이블에 올려 놓았다.

이와관련,조 특사가 "공화국의 자주권과 영토안정에 대한 미국의 담보만 확인되면 대립과 적의의 양국관계를 평화와 친선관계로 전환시킬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것의 진의가 무엇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고 북한과 수교협상을 본격화 할 경우,북한은 반대급부로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하고 핵포기 또는 미사일개발 포기 등을 선언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의 친서에도 이같은 내용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 위원장과 클린턴 대통령이 두 나라간의 적대관계가 불가피한것이 아니며 양국의 이익에도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는 올브라이트 장관의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양국 관계 개선에는 아직 걸림돌이 많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문제만해도 미의회에서 승인을 받는 것이 만만치 않다.

북한은 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한국을 배제한 평화협정 체결은 미국으로서도 들어주기 어렵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