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프랑스] Economy : 유례없는 호황

최근 프랑스 주요언론은 경제호황을 다룬 특집 기사를 경쟁적으로 내고 있다.

경제 주간지 카피탈은 "프랑스 경제 장미빛"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지난 여름 유럽축구(EURO 2000) 승리는 호황을 증명한다"고까지 말했다.올해 프랑스는 지난해에 이어 3%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때 14%에 달했던 실업률도 9% 이하로 떨어졌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내년부터 2003년까지 1천2억프랑의 세금을 줄이는 감세 계획을 발표했다.법인세도 3년간 단계적으로 37%에서 33.3%까지 인하키로 했다.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려왔던 프랑스 정부가 감세계획을 발표한 이유는 간단하다.

유례없는 경기호황덕분으로 지난해 3백7억 프랑의 세금이 초과 징수됐기 때문이다.
주식인구 폭발적 증가=올해 초 개인 주식투자가 수는 5백6십만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35세 미만 젊은층의 사이버 거래 열기가 대단하다.

5년전 첫선을 보인 온라인 주식 거래는 15만명으로 늘었다.98년 파리 증권거래소가 문을 연 "주식학교"의 초보자 코스는 항상 초만원이며 이들의 30%는 34세 미만이다.

오랫동안 주식투자를 통한 수입을 "노동의 대가가 없는 돈"으로 간주하던 사고방식이 변한 것이다.


양육강식의 기업문화=프랑스 기업들에게서도 예전의 기업간 봐주기식 모습이나 동료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부터 토탈 피나와 엘프 아키텐느 합병과 BNP은행의 소시에테 제네랄 적대적 인수 시도 등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프랑스에서 생각하기도 어려웠던 일들이 벌어졌다.

여기에 르노의 닛산.삼성 자동차 인수와 론 플랑과 훽스트의 합병 등 프랑스 기업들의 세계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프랑스 주요기업의 상반기 매출액 신장률은 지난해 3~5%에서 올해 6~10%로 대폭 늘어 났다.


확산되는 기업가 정신=지난해 프랑스에서는 98년보다 2% 증가한 17만여개의 신생기업이 태어났다.

특히 벤처캐피탈의 출현은 젊은층의 창업을 장려하고 있다.

신경제 붐은 90년대 중반 프랑스엔 희망이 없다며 영국과 미국으로 떠났던 젊은이들을 유턴시키고 있다.

96년 프랑스의 벤처 캐피탈 규모는 전 사업분야에 걸쳐 10억프랑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인터넷 분야에만 68억 프랑으로 늘어났다.

현재 프랑스 가정의 PC 보급율은 25% 수준이며 인터넷 이용자는 1천만명을 넘어섰다.

핸드폰은 보급율은 4년만에 10배 증가,가입자수가 2천2백만명으로 늘었다.


신경제와 실용주의의 확산=경기호황은 프랑스인들의 사고방식도 바꾸고 있다.

반 세계화의 중심지였던 프랑스가 현실을 직시하는 실용주의로 "개종"되고 있다.

반미.반세계화 운동을 벌이며 유명해진 농민 운동가 조제 보베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실제로 한때 신경제를 조소까지 했던 프랑스정부도 방향을 1백80도 틀었다.

지난 3년간 조스팽 총리는 1천5백만 프랑에 달하는 공기업 정부지분을 매각했다.

우파 정부도 감히 생각치 못했던 프랑스 텔레콤과 에어 프랑스,방산업체인 톰슨 CSF,아에로스파시알을 민영화하며 경쟁력 강화와 산업구조조정에 까지 손을 댔다.프랑스 경제학자 엘리 코엔은 "정부가 겉으론 프랑스적 예외와 사회주의 전통보존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세계화의 요구에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