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뱅크 지정신청 첫'철회'..소액주주 "제3시장 가느니 장외에 남아라"

"제3시장에 들어가느니 차라리 장외시장에 남아 있다 코스닥 입성의 기회를 노리겠다"

전자화폐 및 전자상품권 소매업체인 인터뱅크가 제3시장 지정(상장)신청을 냈다 주주들의 반대로 이를 철회,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월 제3시장이 개설된 이래 지금까지 지정 신청서를 자진 철회한 업체는 이 회사가 처음이다.

16일 증권업협회는 지난 4일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던 인터뱅크가 지난주 지정신청을 자진철회했다고 발표했다.

인터뱅크 성권용 과장은 "당초 시장에서 회사를 정당하게 평가받겠다는 취지로 제3시장 지정을 신청했으나 지정신청 사실이 알려지자 주주들이 강력히 반발해 지정신청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뱅크는 대주주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지정기업과는 달리 지분분산(일반주주 88명,지분율 76.6%)이 잘 돼있다.

성 과장은 "제3시장이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되는 데다 주요 지정기업들이 시장탈퇴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시장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제3시장에서는 가격제한폭이 없어 비정상적인 매수·매도주문이 성행하고 있다.

상대매매시스템 양도세과세 등으로 인해 지정 이후 주가가 장외시장 가격을 밑도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인터뱅크는 현단계에선 코스닥 등록신청이 불가능한 점을 감안,제3시장이 개선되는 정도를 봐가면서 재신청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15억원 규모의 무상증자를 실시했기 때문에 등록규정상 1년이 지난 내년 3월 이후에야 코스닥등록 신청이 가능하다.

한편 증권 전문가들은 제3시장의 취약 장세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주주들의 반대로 신청 자체를 철회한 업체가 생겨남에 따라 앞으로 신청철회 사례는 물론 기존 지정업체들의 탈퇴움직임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