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스톱위기' .. 인사갈등/생산차질/경영공백

"이 상태로는 11월초까지도 버티기 힘든 지경입니다"(대우자동차 직원)

대우자동차가 사면초가에 몰렸다.생산 수출 내수판매 중단위기에 경영 공백까지 겹쳐 극심한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운영자금 부족으로 엔진 트랜스미션 등 핵심 부품들의 도입이 어려워지면서 1천8백㏄급 이상 차종의 생산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라노스 매그너스 레간자 등을 생산하는 부평공장의 경우 종전 2교대 근무에서 최근 1교대로 전환,가동률이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누비라 레조 등의 군산공장 라인은 2교대 근무를 하고 있지만 재고 부품이 소진되는 이달말을 고비로 일부 라인의 가동 중단이 점쳐지고 있다.

부산 상용차 공장의 경우 중·소형 버스라인은 이미 스톱된 상태다.

수출 선적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빈발하고 있다.최근 채권단이 무역자금으로 1천억원을 긴급 지원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대우차측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대우자동차판매 관리직 협의회가 16일 무더기 사표를 제출해 신규 계약 및 출고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우자판측은 최근 박성학 사장의 사표가 수리된 것과 관련,"상반기에 흑자를 내는 등 회사 살리기에 주력했는데도 채권단이 주주총회도 거치지 않은 채 대표이사를 교체했다"며 "경영진 교체 철회와 대우차 실패 책임자 해임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판매 중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여기에다 지난 9월 이후 관리직과 생산직 임금 6백억여원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생산현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는 분위기다.

부평공장 관계자는 "체불임금도 문제이지만 채권단이 대규모 인력감축 및 임금삭감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근로의욕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각종 현안들을 놓고 각양각색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것도 대우자동차 정상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단이 해외 매각을 전제로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상에 나서고 있는 반면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은 해외 매각에 반대하면서 한시적 공기업화를 내세우고 있다.

또 대우자판측은 상반기 중 실적 향상을 앞세워 경영진 교체를 반대하고 있지만 대우자동차 사무노동 직장발전위원회는 대우자판의 판매 마진율이 너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GM과의 협상은 아직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채권단 관계자는 "GM이 빨리 움직이고는 있지만 최종 협상 타결시까지는 1∼2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때까지 여러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일훈.박민하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