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시대] (192) 제2부 : IMF시대 <4> 살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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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상화
"그 사람 목소리가 제 목소리와 같습니까?"진성호의 말에 ''고릴라''가 천 형사를 다시 쳐다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닫힌 문을 통해 들은 목소리를 그렇게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대단한 청각인데요"
진성호가 말한 후 잠시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테이블 주위의 다섯 사람의 시선이 모두 진성호에게 쏠렸다.
진성호가 고개를 들었다.
"천 형사님,이제 녹음기는 끄시지요…"진성호는 천 형사의 눈을 응시했다.
"녹음되지 않은 상태에서 할 얘기가 있어서요"
진성호의 말에 천 형사는 윗도리 속주머니에서 소형 녹음기를 꺼내 스위치를 눌렀다."좋습니다.
그 정도의 증거면 천 형사께서 저를 고발하는 데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
진성호의 말에 테이블 주위의 사람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특히 권혁배와 황무석은 무척 놀란 것 같았다.
권혁배가 두 손을 설레설레 내저었고,황무석은 안절부절못했다.
"이거 뭐 잘못돼가는 것 같소.천 형사,지금 진 회장이 하는 얘기는 다 농담이오"
"맞아요.농담이에요"
권혁배의 말에 황무석이 맞장구를 쳤다.
"아닙니다.권 의원님을 증인으로 모시고 가장 진지하게 한 얘기입니다"
진성호가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자세를 고쳐 앉으며 말을 이었다.
"재판과정에서 얻는 것은 저의 명예회복입니다.
남편으로서의 명예회복 말입니다.
그에 비하면 폭행사주에 대한 벌은 별 것 아니죠"
그 말을 남기고 진성호는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성호가 빈소에 간 지 얼마 안 있어 황무석이 헐레벌떡 들어왔다.
그가 문상객을 맞는 진성호 뒤에 바짝 붙어섰다.
"회장님,큰일났습니다.
천 형사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방금 갔습니다.
대가리가 두 쪽이 나도 회장님을 잡아넣겠다고 합니다.
…권 의원 얘기도 회장님이 실수하셨다고 합니다.
수사기관을 적으로 만들어서 덕될 것이 없다고요.
앞으로 언론에서도 회장님을 몰아붙일 거랍니다"
황무석이 나직한 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
문상객이 나간 후 황무석과 단둘이 남았을 때 진성호는 슬그머니 얘기를 꺼냈다.
"수사기관과 언론의 특징이 무엇인지 압니까? 약한 자는 기회만 있으면 무조건 몰아붙이고,강한 자는 여론이 조성되었을 때 잔인하게 조지는 거지요.
중소기업인의 잘못이 드러나면 건수를 올리기 위해 침소봉대하고,그 죄과를 언론에서는 흥미본위로 과장보도하지요.
최규하 전 대통령이 5·18군사쿠데타 증언거부로 여론의 비난에 직면했을 때 검찰과 언론이 어땠는지 알아요? 검찰은 다른 영장에 이름을 멋대로 적어넣어 최 전 대통령 부인의 계좌를 마음대로 추적했지요.
그리고 주요 방송국은 자신들이 제작한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최 전 대통령과 관련되는 장면을 뽑아 마치 역사자료인 양 9시 정규뉴스에 방영했지요.
세계 어느 나라,하물며 아프리카 미개국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지요.
그게 우리나라 검찰과 영상언론의 수준입니다.나는 약한 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여론도 내 편에 서게 할 자신이 있어요"
진성호가 자신있게 말했다.
"그 사람 목소리가 제 목소리와 같습니까?"진성호의 말에 ''고릴라''가 천 형사를 다시 쳐다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닫힌 문을 통해 들은 목소리를 그렇게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대단한 청각인데요"
진성호가 말한 후 잠시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테이블 주위의 다섯 사람의 시선이 모두 진성호에게 쏠렸다.
진성호가 고개를 들었다.
"천 형사님,이제 녹음기는 끄시지요…"진성호는 천 형사의 눈을 응시했다.
"녹음되지 않은 상태에서 할 얘기가 있어서요"
진성호의 말에 천 형사는 윗도리 속주머니에서 소형 녹음기를 꺼내 스위치를 눌렀다."좋습니다.
그 정도의 증거면 천 형사께서 저를 고발하는 데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
진성호의 말에 테이블 주위의 사람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특히 권혁배와 황무석은 무척 놀란 것 같았다.
권혁배가 두 손을 설레설레 내저었고,황무석은 안절부절못했다.
"이거 뭐 잘못돼가는 것 같소.천 형사,지금 진 회장이 하는 얘기는 다 농담이오"
"맞아요.농담이에요"
권혁배의 말에 황무석이 맞장구를 쳤다.
"아닙니다.권 의원님을 증인으로 모시고 가장 진지하게 한 얘기입니다"
진성호가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자세를 고쳐 앉으며 말을 이었다.
"재판과정에서 얻는 것은 저의 명예회복입니다.
남편으로서의 명예회복 말입니다.
그에 비하면 폭행사주에 대한 벌은 별 것 아니죠"
그 말을 남기고 진성호는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성호가 빈소에 간 지 얼마 안 있어 황무석이 헐레벌떡 들어왔다.
그가 문상객을 맞는 진성호 뒤에 바짝 붙어섰다.
"회장님,큰일났습니다.
천 형사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방금 갔습니다.
대가리가 두 쪽이 나도 회장님을 잡아넣겠다고 합니다.
…권 의원 얘기도 회장님이 실수하셨다고 합니다.
수사기관을 적으로 만들어서 덕될 것이 없다고요.
앞으로 언론에서도 회장님을 몰아붙일 거랍니다"
황무석이 나직한 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
문상객이 나간 후 황무석과 단둘이 남았을 때 진성호는 슬그머니 얘기를 꺼냈다.
"수사기관과 언론의 특징이 무엇인지 압니까? 약한 자는 기회만 있으면 무조건 몰아붙이고,강한 자는 여론이 조성되었을 때 잔인하게 조지는 거지요.
중소기업인의 잘못이 드러나면 건수를 올리기 위해 침소봉대하고,그 죄과를 언론에서는 흥미본위로 과장보도하지요.
최규하 전 대통령이 5·18군사쿠데타 증언거부로 여론의 비난에 직면했을 때 검찰과 언론이 어땠는지 알아요? 검찰은 다른 영장에 이름을 멋대로 적어넣어 최 전 대통령 부인의 계좌를 마음대로 추적했지요.
그리고 주요 방송국은 자신들이 제작한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최 전 대통령과 관련되는 장면을 뽑아 마치 역사자료인 양 9시 정규뉴스에 방영했지요.
세계 어느 나라,하물며 아프리카 미개국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지요.
그게 우리나라 검찰과 영상언론의 수준입니다.나는 약한 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여론도 내 편에 서게 할 자신이 있어요"
진성호가 자신있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