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하락방어 추세반전 '한계'..'과거의 사례로 본 '부양책' 효과'

19일 증시는 예상외로 선전했다.

전날 미국 다우지수의 10,000선 붕괴및 나스닥지수 속락 소식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15포인트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이에대해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증시부양대책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킨 효과가 컸다"고 분석하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가 최근 10년간 증시부양책 발표이후 주가추이를 조사한 결과 발표후 한달동안 종합주가지수는 대부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도 정부의 부양책은 추세를 전환시키지는 못했지만 단기적으로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낸 것으로 분석했다.◆추세전환은 힘들어=정부의 부양책은 지난 89∼92년과 95∼97년사이에 집중적으로 나왔다.

특히 89∼92년에는 무려 18차례의 금융시장 안정책을 쏟아냈다.

정부가 ''증시안정화 대책''이라고 이름을 단 것만 3차례였다.이 기간동안 기관투자가가 매수한 금액은 당시 시가총액의 15%인 15조원.그러나 주가는 1∼2개월 반짝 상승세를 보였을 뿐 89년 11월 900선에서 92년 8월 483까지 하락을 멈추지 않았다.

3저호황이 끝난 경기하락기엔 부양책이 주가의 추세적인 하락을 막지 못했다.

반도체특수가 끝난 지난 95∼97년도 마찬가지였다.◆단기반등은 기대=증시부양책은 하락추세를 돌리지는 못할지언정 단기적으로 하락을 저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원경제연구소가 지난 89∼96년동안의 5차례 부양대책 이후 한달동안 주가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90년5월(마이너스 5.89%)과 지난 96년12월(마이너스0.08%)을 제외하곤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차례는 발표후 2개월동안 올랐다.

특히 지난 92년8월(지수 483)에 나온 부양책은 추세 전환의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그로부터 94년말까지 2년반동안 1,000고지에 올라서는 대세상승을 구가했다.

◆어떤 부양책이 먹혔나=부양책은 크게 제도개선과 수급대책으로 나눌수 있다.

수급대책이 더 큰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 90년 5월 주식공급물량 축소,거래세율 인하 같은 제도개선책이 나왔지만 종합주가지수는 한달뒤 5.89%,두달뒤엔 14.78%씩 각각 하락했다.

반면 증시상승세 전환의 기폭제가 됐던 지난 92년의 부양책은 연기금 주식투자확대,금리하향안정화등 직접적으로 주식수요와 연결되는 대책이었다.

◆이번 대책의 효과는=타이밍이 적절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훈석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19일 하락 가능성을 뒤집고 상승세로 마감한 것은 증시부양책에 따른 투자심리 안정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92년8월에 나온 대책과 이번 대책이 시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매우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부양책이 발표될 당시의 지수대가 500선부근이며,연기금투자확대등 부양책의 핵심이 수요확대에 맞춰졌다는 점이다.

또 앞서 나온 부양책중 강도가 가장 높다는 점도 닮은 꼴.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상무도 "통상 하락장에서 나온 부양책은 큰 효과를 가져오지 않지만 이번 대책이 수급확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하지만 해외증시 불안및 외국인 매도세등 외부요인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데다 금융·기업구조조정등 지난 92년의 상황과 달라 이번 부양책만으로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