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아셈' 시위...경찰과 몸싸움 .. 시민사회단체 행사장 인근에서 강행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의 열기만큼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컸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아셈 개막일인 20일 행사장 인근 곳곳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반대하는 "반 아셈" 시위를 강행했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민중대회 위원회"와 "WTO(세계무역기구) 투자협정반대 국민행동"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뱅뱅 4거리 앞에서 2천8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아셈 2000 반대 및 노동시간 단축,비정규직 차별철폐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미국의 패권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든 아셈이 미국의 신자유주의를 그대로 답습,자본의 이윤만을 위해 제3세계의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뒤 인근 강남역까지 1㎞가량 가두행진을 하던중 한총련 전학련 소속 대학생 4백여명이 갑자기 차도로 뛰쳐나와 이를 저지하던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여 시위대 10여명이 부상했다.

시위대들은 이어 강남역에서 서초동 우성아파트 편도 7차로 중 6개 차선을 점거한 채 경찰과 대치해 강남역 일대 교통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아셈 2000 민간포럼과 민중대회위원회,WTO투자협정반대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에서 8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아셈 2000 신자유주의 반대 서울 행동의 날'' 집회를 갖고 잠실 야구장까지 약 3.7㎞구간에서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에앞서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등 민중대회위원회 회원 16명은 오전 8시40분께 아셈에 참가하는 외국 정상들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서초구 교대역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아셈회의장까지 진입하려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경찰에 의해 삼성역 4거리 글라스타워 앞 인도까지 밀리자 "국가경제와 민중생존을 팔아먹는 아셈을 반대한다"며 "제3세계의 부채와 인구문제,민중의 생존권 등을 의제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항의서를 낭독했다.

또 대학생 1백50여명도 이날 오전 8시50분께 지하철 3호선 교대역 앞 도로 2차로를 막고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를 부추기는 아셈을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친 뒤 역구내로 들어가 지하철로 신사역까지 이동하는 등 ''두더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시민사회단체의 ''반 아셈''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아셈회의장 및 집회장 주변에 경찰병력 1백33개 중대 1만5천여명과 헬기 15대,살수차 3대 등 각종 특수진압 장비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특히 경찰은 강남구 삼성동 아셈회의장 반경 1.5㎞ 이내 지역을 ''특별치안강화지역''으로 설정하고 갑호 비상경비를 펼쳤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