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금고 680억 불법대출] '벤처 문어발' .. 정현준 누구인가

한국디지탈라인의 정현준(34)사장은 증권업계에서 ''M&A의 귀재''로 불려왔다.

한국디지탈라인의 M&A등을 통해 불과 1년여사이에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쌓아올리는 엄청난 수완을 발휘했다.증권맨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인물이 한국디지탈라인 부도,불법대출,주식매입대금 미지급 등으로 이제는 사기꾼으로 전락한 것이다.

고려대 경영학과(86학번)를 졸업한 정 사장은 선배가 경영하던 M&A(기업인수합병)컨설팅회사에서 M&A에 발을 들여놓았다.

정 사장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98년 말.당시 한국디지탈라인이 M&A매물로 나오면서 그의 인생이 확 바뀌었다.중개업무를 맡았던 이 회사의 M&A중개가 무산되자 그는 자신이 직접 인수에 나섰다.

회사주식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그는 특히 전환사채(CB)로 수백억원대의 돈을 벌었다.당시엔 코스닥기업은 주식전환가격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었다.

한국디지탈라인은 지난해 10차례 이상의 사모 CB를 발행했다.

이들 CB의 전환가격은 1천~2천원.당시 주가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주식으로 전환하기만 하면 돈이 굴러들어올 정도였다.

자신을 밀어준 사채업자 등에게도 한국디지탈라인의 CB를 발행해줘 큰 이익을 안겨주었다.

사채업자들은 정 사장을 ''투자의 보증수표''로 여기며 앞다퉈 전주노릇을 자청했다.정 사장은 여기서 번 돈으로 20여개 벤처회사에 투자하며 M&A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