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일자) 인천공항의 취약한 재무구조

내년 3월말 개항을 앞둔 인천국제공항이 빚더미 때문에 만성적인 적자운영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매우 염려스러운 점이다.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아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인천공항이 부실공사 시비에 이어 부실운영 우려마저 대두되는 것은 유감이다.관계당국은 일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 원인과 책임소재를 철저히 따지는 한편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인천공항의 빚은 9월말 현재 3조9백52억원인데 마무리 공사비와 운영자금까지 고려하면 4조3천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러니 개항 뒤에도 상당기간 적자가 누적될 것은 뻔하다.

당장 내년만 해도 차입금 이자 4천1백1억원,인건비 수선유지비 등 운영비로 1천9백42억원,각종 세금으로 2천5백18억원이 필요한데 임대료 공항이용료 등 예상수입은 4천13억원에 불과해 약 4천6백억원의 손실발생이 불가피하다고 한다.사정이 그렇다면 인천공항이 또다른 고질적인 부실덩이가 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취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배후지원단지 매각,지방세 감면,비핵심업무 외주 등의 자구노력 외에도 약 9천억원의 재정출자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론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형편상 추가출자가 쉽지는 않겠지만 부채누적의 근본원인이 국고지원 부족에 있었던 만큼 결자해지 차원에서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공기업 민영화의 일환으로 인천공항 지분의 51%이상을 오는 2002년까지 매각할 예정인 만큼 큰 문제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런 재무구조로는 지분매각 자체가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궁여지책으로 공항운영권을 외국기업에 넘기려 한다는 세간의 의혹도 제기됐는데, 인천공항의 운영권을 외국기업에 넘기는 문제는 자금조달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국가 기간시설이라는 점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