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하면된다' .. 온가족동원 보험사기극 코믹터치

하면 된다고? 가당찮은 소리다.

죽어라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일들이 훨씬 많은 법이다.

"엽기코믹버스터"를 표방한 "하면된다"(감독 박대영.제작 아톰스 엔터테인먼트)는 바로 그 삶의 부조리와 잔인함에서 웃음을 추출했다.

돈에 눈멀어 가족까지 "제거"하는 인간들의 비극적 단면을 유머라는 프리즘에 비추어낸다.

사업에 쫄딱 망한 정씨가족은 달동네 단칸방으로 내쫓긴다.

아버지(안석환)는 술취해 길가 트럭뒤에서 볼일을 보다 차에 치인다.

전화위복이다.

가족에겐 "보험금"이라는 뜻밖의 돈이 떨어진다.

"하면된다"를 가훈삼은 이들은 몸을 던져 보험금을 타내기 시작한다.

어머니(송옥숙)딸(박진희)아들(정준)사위(박상면)까지 가세한 보험사기극은 갈수록 도를 더한다.

작품을 이끄는 만화적 상상력과 농담은 그럴듯한 웃음을 끌어낸다.

캐릭터가 새로울 것은 없지만 연기자들의 호연은 맛깔스럽다.

"연풍연가"로 데뷔했던 박대영 감독은 "돈과 가족에 대한 사회적 아이러니를 웃음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하면 된다"가 폭소탄 이면에 삶에 대한 씁쓸한 성찰을 실은 "블랙코미디"의 대열에 서기엔 그 깊이가 부족해 보인다.

물질만능이나 인간성을 말살하는 비둔한 욕망에 대한 예리하고 통렬한 풍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돈에 "돈"사람들을 구경하기란 웃기긴 하지만 싱겁고 허하다.

2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