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첫사랑' .. 하재봉

모두머리 한 누이와 아버지를 기다리며

해인초를 씹었다.바다 가까운 마을에선

흰 꽃 눈이 지고

철들무렵 내 호주머니는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지샌 밤을

셀 수 없이 많이 갖고 있었다

별은 내가 꼽을 수 있는 손가락보다 많았다.토주 냄새 부벼오는 꺼칠한 턱을 피해

아침 저녁 주름질 날 없는 바다의 머리맡에

잔잔히 무릎을 쪼그리고 앉아있으면한번도 얼굴 보지 못한 어머니 생각이 났다.

잊어버렸다 생각날 쯤에 바람은 불고

아버지 키만한 둑 위에서

누이는 수수러지는 치마를 한 손으로 덮어버렸다,그때

나는 보았다.

내륙의 더운 가슴을 지나 강물이처음 바다를 만나는 것을

시집 ''안개와 불''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