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국감현장] (정무위) '부실채권 헐값매각' 질타

국회 정무위는 30일 자산관리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 나서 부실채권 정리에 따른 국부유출 및 자산관리공사의 방만경영 등을 집중 추궁했다.

◆ 공적자금 낭비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자산관리공사가 부실채권 75조원을 해외매각하는 방법으로 20조1천억원을 회수해 이 과정에서 2조5천억원의 매각이익을 냈다고 하지만 이자비용 3조6천억원을 감안하면 오히려 1조1천억원의 손실을 보지 않았느냐"며 부실채권 정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한나라당 이부영 의원은 "해외매각 가격은 원채권액의 30%에 불과해 결과적으로 국부를 유출시킨게 아니냐"고 캐물었다.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입찰자 가운데 최고액을 낙찰자로 결정해 일부 채권을 매입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팔았다"며 주먹구구식 매각관행을 질타했다.

◆ 극심한 도덕적 해이 =한나라당 김부겸 의원은 "2천3백88억원에 매입한 부실채권을 98년12월 론스타에 2천12억원에 매각해 3백76억원의 손실을 입었는데 당시 매각을 주도한 자산관리공사 심광수 부사장이 곧바로 론스타코리아 회장으로 전직했다"며 의도적인 헐값매각의혹을 제기했다.민주당 김경재 의원은 "자산관리공사는 퇴직금 누진제 등 불합리한 제도를 고치라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도 이를 시정하지 않아 정재룡 사장은 1년 일하고 2년2개월어치의 월급을 받고 있다"며 도덕적 해이 현상을 질타했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미주 유럽 일본 등 해외투자설명회 개최에 13억2천만원의 비용을 소모했으나 국제입찰 낙찰자들은 미국계 투자회사에 집중되는 등 설명회의 효과가 없다"며 문제시했다.

◆ 자회사 부실 심각 =여야 의원들은 자산관리공사의 자회사인 코레트신탁(옛 대한부동산신탁)의 부실경영도 추궁했다.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은 "코레트신탁은 지난해 8백86억원의 적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7백30억원의 적자를 보이는 등 부실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코레트신탁의 청산을 촉구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