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마지막 기회...장관들 직접 나서라" .. 金대통령 지시 내용

"두 손을 합장하는 심정으로 개혁을 해나가야 한다"

"막중한 시기에 나라 일을 맡고 있다"김대중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와 4대부문 개혁추진 보고회의에서 "국내외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개혁이 불가피하다"면서 한 말이다.

김 대통령은 참석한 국무위원들에게 "여러분을 믿고 일(개혁)을 시작했다"면서 "재경장관을 중심으로 팀워크를 이뤄 소신과 책임감을 갖고 일을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김 대통령이 4시간에 걸친 국무회의와 개혁보고회의에서 강조한 키워드는 ''시장의 신뢰회복''이었다.개혁은 국내외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필요하다는게 김 대통령의 일관된 논리였다.

강조한 점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 재경부장관과 금감위원장이 중심이 돼 개혁을 추진하고 둘째 퇴출기업 선정작업 등의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할 때 원칙대로 처리하며 셋째 금융구조조정은 반드시 기한내에 완수한다는 것이다.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확실한 원칙 속에서 소신을 갖고 공정 투명하며 신속하게 업무를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정부가 직접 나서라"라고 독려했다.

그 어느때보다 강경한 어조로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을 촉구했다.김 대통령은 개혁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금감원 직원의 재테크에 대해 "금감원 직원의 불법 탈법적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부정요소를 과감히 척결해 ''클린 금감원''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금융개혁은 ''클린 뱅크''를 만들어 국가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라면서 "금감원이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금융개혁을 철저하고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금감원이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 △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업무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하며 △모든 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김 대통령의 지시는 ''정현준 이경자 의혹 사건''으로 금감원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지만 연내로 예정된 금융.기업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금감원을 중심으로 개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개혁 강공 드라이브는 지난 30일 동아건설의 퇴출결정과 현대건설의 1차 부도 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일각에서 ''빅3''의 구조조정 작업이 지지부진함을 들어 이번 2차 구조조정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