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판정 막판진통 안팎]갑을,진도등 20곳 "살릴까...말까..."

퇴출기업 선정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동아건설과 같이 이미 퇴출이 사실상 확정된 기업이 있는 반면 현대건설과 같은 기업은 아직 생존의 갈림길에 선 상태다. 채권단은 1일과 2일에 걸쳐 채권단간 이견을 조율해 최종 퇴출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현재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는 기업들은 쌍용양회 갑을 진도 등 대기업을 포함해 20여개에 이르고 있다.

동아건설은 퇴출,고합은 회생=동아건설 현대건설 쌍용양회 고합 진도 등 "빅5"중 현재 채권단 판정이 확정된 곳은 동아건설과 고합 2개 업체다. 동아건설은 지난달 30일 채권단의 워크아웃 중단으로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갔다.

사실상 퇴출이 결정된 셈이다.

한빛은행이 주채권은행인 고합은 서면으로 채권기관의 의견을 모은 결과 현재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계속 추진하자는 쪽이 75%를 넘어 회생의 길을 걷게됐다. 김종욱 한빛은행 상무는 "고합은 신규자금지원부담이 없기 때문에 워크아웃작업을 계속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기업중 현대건설과 쌍용양회 진도의 향방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외환은행은 2일께 신용위험평가협의회를 열고 현대건설의 처리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을 "자구노력을 통해 정상화가 가능한 기업"(2등급)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또다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현대건설의 추가자구노력이 충분하지 못하면 법정관리 등 퇴출선고를 내릴 수도 있다.

쌍용양회는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및 산업은행의 출자전환 등에도 불구하고 일부 채권기관이 정상화 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있어 의견 조율을 해야 한다.

한 시중 관계자는 "쌍용그룹의 금융권부채가 3조5천억원규모인데 3천5백억원의 외자유치만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쌍용양회및 쌍용그룹 일부 계열사에 대해 퇴출판정을 내리자고 조흥은행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홍칠선 조흥은행 상무는 "1일이나 2일쯤 협의회를 열고 회생가능성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진도 역시 주채권은행인 서울은행이 컨테이너사업부문을 해외에 매각하려고 추진중이나 원매자가 없어 난항을 격고 있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진도의 워크아웃을 중단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어 협의회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기업중 하나인 갑을과 갑을방적 역시 채권단 서면결의에서 모두 75%미만의 찬성률을 기록해 향후 진로가 불투명한 상태다.

진통 왜 나오나=채권단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기업은 이밖에 약 20여개 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권은행과 다른 채권금융기관간 여신규모의 차이,담보와 무담보 비율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퇴출되더라도 부담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는 금융기관은 판정작업을 엄격히 할 것을 요구한 반면 부담이 큰 금융기관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외환은행 김성중 여신기획부장은 "현재 주거래기업중 7-8개 기업에 대해 채권단간 이견을 해소하는 작업중"이라며 "전체적으로는 약 20여개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신규모가 적어 주채권은행이 독단적으로 판정할 수 있는 기업중에는 일부 정상기업도 포함되겠지만 채권단간 의견불일치가 심해 전체적인 퇴출기업수는 30개 미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