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이후] 은행/보험권 손실 2兆원 규모..갈수록 늘어나는 부담

부실기업 퇴출로 인한 전체 금융권의 손실규모는 1조5천억원에서 2조원대로 추산됐다.

하지만 현대건설과 쌍용양회의 향방에 따라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규모는 3조원대까지 불어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은행권 부담 =이번에 청산되는 29개사에 대한 금융권 총여신은 11조4천5백32억원이다.

은행권은 대부분의 기업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놓아 큰 부담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아건설 대한통운 삼성상용차 등 새롭게 정리대상에 포함된 기업들의 빚도 만만치 않아 1조원 이상의 충당금 부담은 불가피한 상황이다.동아건설의 경우 은행권 여신은 1조8천6백9억원이다.

그동안 은행별로 20~50% 가량 충당금을 쌓아 놓았지만 약 6천억원을 추가부담하게 됐다.

대한통운의 여신 5천2백27억원에 대해서도 은행권은 2천6백억원 가량 충당금 추가부담이 예상된다.퇴출이 결정된 삼성상용차의 경우 7천3백15억원중 자산매각 등으로 회수할 수 있는 채권액을 제외하면 약 4천억원 정도를 은행권이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이번 기업퇴출로 2천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적자금 요구액에 이미 대부분이 반영돼 큰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이번 퇴출결과로 더 쌓아야 할 충당금은 5백억원 정도라고 밝혔다.서울은행은 동아와 대한통운의 법정관리로 1천4백억원의 추가 충당금 부담을 안게 됐다.

외환은행은 1천억원 가량의 충당금 부담이 새로 생겼다고 설명했다.

◆ 보험과 종금사 부담 =보험사 중에선 서울보증보험 국제화재 교보생명 삼성생명 등이 이번 기업퇴출로 인해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서울보증은 동아건설 회사채 3천8백30억원, 삼성상용차 3천7백억원,대한통운 3백10억원, 나머지 워크아웃 기업에 1천억원 등을 보증서고 있다.

국제화재의 경우 대한통운에 1백30억원(서울은행 자료, 6월말 현재)의 여신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은 동아건설에 담보대출 협조융자 등의 형태로 6백88억원에 이르는 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상용차에 5백90억원을 신용대출로 빌려준 상태다.

이밖에 동부화재도 대한통운에 75억원의 여신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건설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보험사들의 피해는 훨씬 커질 전망이다.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은 현대건설에 각각 5백억원, 3백50억원의 신용대출을 해줬다.

서울보증도 4천1백억원의 보증을 서줬다.

현대해상도 현대건설 회사채 1백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종금사는 큰 피해가 없다는 입장이다.

종금협회 관계자는 "이번 퇴출기업들에 대한 여신은 대부분 미리 회수한 상태여서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 은행 경영평가에 영향 =퇴출기업에 대한 추가부담으로 조흥과 외환은행은 은행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이 예상된다.

외은은 추가부담액이 1천억원, 조흥은행은 5백억원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대건설과 쌍용양회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특히 외은은 현대건설 여신 7천억원에 대해 0.5%의 충당금만 설정한 상태여서 현대건설 처리방침에 따라 은행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형편이다.

이성태.유병연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