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의 벤처기업 경영전략] ''아이디어 바이러스'로 공략하라'

강태영

생달걀을 평면에 세우는 것은 어렵기는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다.누구나 생달걀이 무게 중심을 잡을 때 까지 정성스레 잡고 있으면 순간적으로 손에 미치는 힘이 없어지는 것을 느낄 것이며 손을 떼도 달걀은 홀로 서 있게 된다.

한 번 경험한 사람은 그것을 믿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도 적극적으로 전파하게 된다.

굳이 마케팅을 하지 않더라도 아이디어가 감기 바이러스처럼 확산돼 고객을 사로잡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마케팅의 중심에 고객이 위치해야 성공할 수 있다 =아이디어 바이러스를 주창한 세스 고딘은 가장 성공적인 아이디어는 마케팅 담당자와 고객의 관계가 아니라 고객 상호간의 관계로 인해 한 고객으로부터 다른 고객으로 급속히 전파되고 발전되는 것이라고 한다.

마케팅에서는 오래전부터 구전(word of mouth) 효과를 중시했었다.

아이디어 바이러스도 구전과 유사한 개념이다.그러나 한가지 분명히 다른 것은 구전효과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라지는 반면 아이디어 바이러스는 네트워크 덕분에 산불처럼 계속 확산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핫메일(Hotmail)은 대대적인 TV 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짜 e-메일이라는 아이디어를 스스로 전염되는 아이디어 바이러스로 전환시켜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렇게 네트워크를 이용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해 구전효과가 자기증식되는 것을 고딘은 마우스 구전(word of mouse) 효과라고 불렀다. 바이러스 마케팅도 일종의 아이디어 바이러스다 =핫메일에 투자한 벤처캐피털리스트 스티브 주버스톤은 고객이 무료 e-메일 서비스를 사용할 때마다 메일 끝에 "당신 자신만의 e메일을 핫메일로부터 공짜로 가질 수 있습니다"라는 작은 광고를 붙여 성공한 것을 바이러스 마케팅(viral marketing)이라고 했다.

더 많은 고객이 핫메일을 사용할수록 바이러스는 더 널리 전파된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사의 새로운 비틀(Beetle) 또한 바이러스 마케팅의 예로 꼽을 수 있다.

왜냐하면 고객이 비틀의 새 모델을 더 많이 운전하고 다닐수록 더 많은 사람에게 광고효과가 확산된다는 개념을 원용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 자체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어야 하며 매우 대중적인 성격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인식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중시해야 한다 =네덜란드의 전자제품 거대기업인 필립스사가 어린이용 온라인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시한 것은 고객에게 인식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time-to-acceptance)이다.

필립스는 모바일 밴에 산업디자이너 심리학자 인류학자 사회학자 등을 태우고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각지를 방문, 기획하고 있는 새로운 전자제품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고객니즈 조사를 위한 서베이를 대신해 잠재고객들을 초청하여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쌍방향적인 대화를 나눔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데 주력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어린이용 쌍방형 온라인 제품에 대한 개발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다시 동일한 잠재고객들을 방문하여 테스트하는 절차를 거쳤던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준 어린이들 자체가 바로 신제품에 대한 잠재고객이 되었다는 점이다.

정보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남은 도전은 어떻게 하면 수많은 고객에게 동시에 접근해 필립스가 시도한 것 처럼 고객에게 인식되는 시간을 줄이느냐 하는 것이다.

벤처기업의 성공도 전략적인 마케팅에 달려 있다 =인터넷 관련 사업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벤처기업은 물론 기술 중심의 벤처기업도 마찬가지로 영속적인 기업(going concerns)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마케팅이 필수적이다.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단계부터 고객과 쌍방향의 대화로 개발을 위한 전략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개발된 제품과 서비스가 어떻게 하면 아이디어 바이러스로 전환될 수 있는지도 고민해야 한다.이제 필요한 것은 네트워크 기술을 응용하여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스스로 광고해 줄 수 있는 고객을 확보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taeyoung@e-bizgrou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