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서베이] 디스플레이 산업 : 브라운관서 평판 시대로

21세기는 비주얼 시대로 불린다.

대형 벽걸이 TV와 컴퓨터 모니터,이동통신 단말기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전자기기들이 갈수록 화려하고 현실감있는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디스플레이 장치다.

정보통신과 인터넷의 발달에 힘입어 디스플레이 산업은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브라운관 시대를 지나 평판 디스플레이(FPD)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특히 컴퓨터 모니터 등에 사용되고 있는 LCD(액정표시장치)와 기존 브라운관 두께의 10분의 1정도로 얇게 만들어 벽걸이 TV 등의 대화면 제품에 쓰이고 있는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엔 IMT-2000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이동통신 단말기의 디스플레이 장치로 유기EL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CRT에서 평판 디스플레이로=지금까지 디스플레이 산업을 주도해온 컬러 브라운관(CRT)은 크게 TV용(CPT)과 컴퓨터 모니터용(CDT)으로 나뉜다. 이들은 전자총에서 나온 전자가 브라운관 유리에 칠해진 형광물질을 자극해 다양한 화면을 만들어내는 원리를 이용한다.

단지 형광물질이 칠해진 모양이 컴퓨터 모니터용은 점,TV용은 줄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는 해상도에 영향을 미친다. 점 모양으로 형광물질이 칠해진 컴퓨터 모니터용이 해상도가 훨씬 높다.

평판 디스플레이(FPD)는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지,별도로 빛을 내는 보조장치를 이용하는지에 따라 발광형과 수광형으로 구분된다.

발광형에서 대표적인 제품은 PDP와 유기EL이다.

PDP는 두장의 유리기판 사이에 들어있는 가스의 방전현상을 이용해 자외선을 발생시키고 이 자외선으로 형광물질을 자극해 필요한 화면을 만들어낸다.

한마디로 수많은 형광등이 모여있는 것과 같은 PDP는 소형화면을 만들기가 어려워 주로 대화면 제품에 쓰인다.

유기EL은 형광성 유기화합물을 전기적으로 발광시키는 디스플레이다.

낮은 전압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화면을 정면에서뿐 아니라 옆에서도 뚜렷하게 볼 수 있는 넓은 시야각(1백60도 이상)을 가지고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발광형에는 대형전광판에 주로 이용되는 LED가 있다.

빛을 내는 보조장치인 백라이트 유닛을 필요로하는 수광형 평판 디스플레이는 LCD(액정표시장치)다.

손목시계의 액정화면에 쓰이는 TN-LCD와 휴대폰 전자수첩 등에 적용되는 STN-LCD에 이어 컴퓨터 모니터 등에 활용되는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가 가장 각광받고 있다.

최근엔 폴리실리콘을 이용해 저온에서 생산할 수 있는 TFT-LCD에 대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LCD의 가장 큰 단점은 대형화면을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 전망과 업체 현황=현재 디스플레이는 화면 크기에 따라 주로 이용되는 제품이 다르다.

휴대폰과 노트북 컴퓨터 등에는 LCD가,중형 TV와 컴퓨터 모니터에는 CRT가,대형 TV에는 PDP가 쓰인다.

하지만 전체적인 디스플레이 시장은 CRT에서 평판 디스플레이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TFT-LCD,PDP,유기EL이 CRT의 대체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2005년까지를 시장 재편을 위한 과도기로 보고 있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선 삼성SDI와 LG전자 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일본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 국내 벤처.중소기업들은 컬러 필터,백라이트 유닛 등의 디스플레이 부품 분야에 뛰어들어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일본에서 핵심기술을 들여와 모듈을 개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생 벤처기업들중에는 유기EL같은 새로운 디스플레이에서 자체 기술을 개발,상품화를 준비중인 곳도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