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우먼] 박수진 <한국래쇼날 소프트웨어 선임 컨설턴트>

"집을 지을 때 방은 몇 개나 만들지 전기 배선은 어떻게 할지 설계하는 것처럼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도 설계가 필요해요"

한국래쇼날소프트웨어(www.Rational.co.kr)의 박수진(29) 선임 컨설턴트는 소프트웨어 개발 공정의 초기 단계인 설계에 대한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설계는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시스템이 대형화되면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분야다.

그녀가 설계하는것은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아래아 한글이나 엑셀 등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국가 행정 전산망이나 기업의 전산망 등에 들어가는 규모가 크고 복잡한 소프트웨어 설계가 그녀의 주요 임무다. 소프트웨어 설계는 고객이 원하는 요구 사항을 토대로 어떤 시스템을 개발해야 할지 파악해 전체적인 밑그림을 제공해야 하는 작업.이에 따라 시스템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실무경험은 물론 창의력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그녀는 이러한 요건을 제대로 갖춘 준비된 재원이다.

그녀는 경북대에서 컴퓨터 공학,서강대 정보통신 대학원에서 정보처리를 전공하면서 정보기술(IT)전반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지난 95년 학부를 마치고 들어간 LG-EDS에서는특허청의 특허출원 자동화 시스템 설계,국방부 보급시스템 설계 등에 참가해 이 분야의 다양한 경험도 축적했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해 미대 진학까지 고려했던 그녀는 설계에 대한 남다른 미적 감각까지 갖췄다.

"소프트웨어는 그 용도에 따라 정해진 설계 패턴이 있죠.하지만 설계자의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답니다"

소프트웨어 설계도 일종의 디자인이라고 말하는 박 선임컨설턴트. 미술에 대한 감각 덕에 그녀는 동료들 사이에서 사용자의요구에 맞추면서도 좀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예쁜" 설계도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고 정평이 나있다.

박 선임 컨설턴트는 현재 모 기업의 건설 자재 관리 시스템 구축과 국방부의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작업이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불만은 없다.

자신이 설계한대로 시스템이 돌아가면 그것으로 만족을 느끼기 때문.작업에 한계를 느낄때면 외국 전문가의 설계도를 보면서 자신만의 설계패턴을 개발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소프트웨어 설계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그녀의 꿈은 화가다.

지금하고 있는 일도마음에 들지만 어릴적 꿈이었던 화가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는단다. "마흔살 정도되면 설계도면이 아닌 진짜 캔버스에 저만이 갖고 있는 생각을 맘껏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