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미국의 선택 ] '美 대통령의 권한은'

세계 최강대국 미국 대통령의 파워는 어느 정도나 될까.

임기 4년으로 한차례의 중임이 가능한 미국 대통령은 세계 최대 군대의 통수권자로 핵무기 발사 권한을 보유하고 있으며 3천여개의 요직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대통령은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전쟁 선포권은 의회에 있지만 분쟁지역에 대한 군대파견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이 경우 90일 이내에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대법원 판사 임명권은 헌법의 최종 해석권을 갖는 대법원의 ''색깔''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차기 대통령이 행사할 가장 큰 권한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대법관은 종신직이지만 지난 75년 대법원에 발을 들여놓은 존 폴 스티븐스가 이미 80세이고 1972년과 1981년에 각각 임명된 윌리엄 렌퀴스트(76) 대법원장과 샌드라 데이 오코너(70) 대법관도 고령이어서 오는 2005년 1월까지인 차기 대통령의 임기중 은퇴가 확실시되고 있다.차기 대통령은 또 세계 최강 경제대국인 미국의 돈줄을 좌지우지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이사 임명권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98년과 99년 각각 공석이 된 두 자리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후임자를 지명했으나 상원이 아직까지 인준을 거부하고 있고 로저 퍼거슨 주니어 부의장은 내년 1월말에 임기가 만료돼 새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3명을 새로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의 권한은 전통적으로 입법부 및 사법부와의 ''견제와 균형'' 원칙에 따라 제약을 받고 있으며 특히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스캔들 이후 권한축소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yangbongji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