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미국의 선택] 대선 어떻게 치러졌나

7일 미국대선이 막을 내렸다.

이날 유권자들은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단을 뽑았다.그러나 선거인단은 반드시 지지후보를 밝히도록 돼 있어 선거인단 선거로 대통령 당선자가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직·간접선거가 뒤섞인 미국의 독특한 대선방식 때문이다.

이날 선출된 선거인단 5백38명은 내달 18일 각 주의 주도(州都)에 모여 지지후보에게 투표하고 내년 1월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그 결과가 개표된다.미국대선이 지금처럼 유권자 투표와 선거인단에 의한 투표로 나누어진 것은 지난 1787년부터였다.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 직접투표제를 채택할 경우 행정력이 곳곳에 미치기 어려워 부정선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각 주의 권한을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복잡한 선거체제가 마련된 것이다.

유권자 투표에서 특이한 점은 각 주에서 최다 득표한 정당이 해당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것이다.예컨대 32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텍사스주의 경우 공화당 선거인단이 민주당보다 더 많은 표를 얻어 텍사스에 배정된 32표가 모두 부시 표가 됐다.

다만 예외적으로 선거인단수가 각각 4명과 5명인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는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수를 나눠 갖는다.

선거인단수는 각 주마다 천차만별이다.인구에 비례해 배정되기 때문이다.

각 주별로 2명씩을 기본으로 하고 인구에 비례해 추가로 선거인단을 할애한다.

버몬트 델라웨어 등 인구가 적은 6개주와 특별구인 워싱턴DC에는 불과 3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돼 있다.

반면 최대 인구를 가진 캘리포니아주는 선거인단이 54명이나 된다.

미국대선은 각 당의 대선후보로 지명받기 위한 당내에서의 대권후보 경쟁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번 대선은 지난 1월24일 치러진 아이오와주 코커스(주의 당간부들이 모여 대의원을 뽑는 제도)와 2월1일 뉴햄프셔주에서 열린 예비선거(각 당의 유권자들이 대의원을 선출하는 절차)로 시작했다.

각 당의 예비선거와 코커스는 6월까지 계속됐다.

7∼8월에 열리는 민주·공화 양당의 전당대회에서는 예비선거와 코커스의 결과에 따라 각 당의 대선후보를 공식지명한다.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대통령선거 본선이 시작된다.

민주당은 8월14일,공화당은 7월31일 전당대회를 열었다.대개 9월 초순의 노동절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대선 본선 레이스가 펼쳐진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