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IT 강국을 가다] (2) '인도' .. <4> '사이버카페'

뉴델리의 대표적인 대학로인 바산트 비하르.

델리대학 네루대학 등 4개 대학과 프리야 시네마 등 주요 영화관들이 자리 잡고 있어 늘 젊은이들로 붐빈다.이 곳에 있는 ''DSL허브(Hub)''는 고급 데이트 장소로 유명하다.

그러나 ''DSL허브''는 커피숍도 영화관도 아니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12시간 운영되는 ''사이버 카페''다.펜티엄급 PC와 냉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는 이 사이버 카페의 한 시간 이용료는 60루피(한화 약 1천5백원).

대학생들의 한달 용돈이 대략 3백∼5백루피인 것을 감안하면 무척 비싼 편에 속한다.

그러나 자리를 가득 메우고 e메일을 검색하며 인터넷 서핑에 몰두하고 있는 커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우리나라의 PC방 프랜차이즈격인 ''DSL허브''는 델리지역 22개를 포함, 인도 전국에 모두 7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하이센터(High Center)'' 등 올들어 이와 유사한 사이버 카페 프랜차이즈만 15개가 생겨났다.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으로 e메일을 가지게 된 대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신종 업종이 호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사이버 카페는 오락의 수단을 넘어서 IT 교육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형편이 넉넉지 않아 컴퓨터를 살 수 없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겐 이 곳이 부족한 대학의 전산실을 대신해 인터넷 및 PC실습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DSL허브의 숍 매니저 라지브 두디)

그래서 급속히 번지고 있는 사이버카페는 인도 IT산업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도 하고 있다.

사용자와 e메일 소지자가 늘면서 사이버 카페가 ''mantra.com'' 등 각종 포털 사이트를 생겨나게 하는 토대를 제공하고 있는 것.

기존의 ''전화방''도 변화시키고 있다.

시내전화는 물론 시외전화와 국제전화가 가능한 전화기를 서너대 갖다 놓고 영업을 하고 있는 전화방이 점차 사이버 카페를 닮아가고 있다.

"공중 전화기 옆에 2∼3대의 PC를 설치해 대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이런 전화방이 델리 시내에만 무려 1천여곳, 인도 전역에는 5천여곳으로 추정될 정도로 급속히 느는 추세다"(네루대학 3학년 나흐라 굽다)이같은 사이버 카페의 선풍적인 인기는 철저한 계급사회인 인도의 사회적인 분위기마저 바꿔 놓을지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개방사회를 접하게 됨에 따라 자유연애 등 ''진보''적인 것들에 몰입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