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車 부실공장 폐쇄 나설듯

대우자동차채권단은 대우차의 일부공장 폐쇄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한후 자산을 파는 방식으로 미국의 GM과 매각협상을 서두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자동차의 법정관리 신청이 임박한 가운데 기업 구조조정을 주특기로 하는 아더 앤더슨이 대우차의 향후 구조조정 방안을 짜는데 착수했다.이 방안에는 부실공장 폐쇄,정리해고 등 강력한 자구계획이 담길 것으로 알려져 노조의 대응이 주목된다.

대우차 채권단은 또 이종대 현(現) 대우차 회장을 법정관리인으로 추천,아더 앤더슨과 함께 정상화 방안을 마련토록 할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9일 "최근 외국계 컨설팅업체인 아더 앤더슨과 구조조정 용역계약을 체결했다"며 "법정관리 개시결정 이후 정리계획안을 작성할 때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대우차의 주변 여건이 과거 부도사태를 맞았던 기아자동차보다 훨씬 나쁘기때문에 일부공장 폐쇄와 같은 특단의 방안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과거 기아차보다 더 나쁜 상황=과거 기아자동차는 부도유예협약(97년 7월)체결 이후 법정관리(98년 4월)에 들어가기 전까지 상당한 자금을 확보해놓고 있었다.

차량 30% 할인판매가 주효했고 세피아Ⅱ 등 신차를 내놓기까지 했다.그러나 대우차의 경우 자금이 완전히 바닥난 상태로 퇴직금조차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둘째는 인력문제다.

기아는 97년7월 자구안을 내놓은 지 한달만에 2천7백81명을 줄였고 현대자동차 인수 후에는 2만명 이상의 감원을 실시했다.반면 대우차는 작년 1월(2만2천명) 이후 2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2천3백명 정도를 줄이는데 그쳤다.

연구개발(R&D)에서도 기아는 97년말 9개차종 동시 신차발표회를 갖고 98년초에는 카니발을 내놓아 사실상 R&D를 중단한 대우차와 대비된다.

특히 카니발은 99년 RV(레저용차)열풍을 주도하며 기아 조기정상화의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

노조의 태도도 다르다.

기아 노조는 당시 3년간 무분규 선언 등을 통해 자구노력을 이행했지만 대우차 노사는 아직 구조조정 협상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강력 구조조정후 자산 매각=부평공장등 원가구조가 취약한 부실공장이 수술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매각 가능성이 희박한 해외 공장들과 판매법인들도 대거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법정관리하의 신규자금 지원은 채권 회수가능성을 기준으로 이뤄지게 된다"며 "수익성이 낮은 공장은 지원대상에서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가 끝까지 구조조정에 반대할 경우 법원은 정리해고등 강제 구조조정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행 대법원 판례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을 경우''에 한해 정리해고를 허용하고 있어 법원은 직권으로 구조조정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아더 앤더슨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방안을 빠르면 다음달초까지 채권단에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처리방안은 결국 팔릴만한 공장만 골라서 팔고 부채는 은행이 떠안는 ''자산매각방식''을 뜻한다.현재로선 GM 외에는 대우차에 관심을 두는 업체는 없다.

조일훈·김용준 기자 jih@hankyung.com